노릇노릇 참나무향 가득한 돼지고기의 유혹

노릇노릇 부드럽고 담백한 돼지고기 생삼겹에 은은하고 청량한 참나무향이 가득, ‘어디를 가나 똑같은 맛은 과감히 거부한다.’ 같은 재료로 같은 음식을 만들더라도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기 마련, 그동안 어디를 가든 늘 그만그만한 돼지고기 맛에 싫증을 느꼈던 분들이라면 대전시 서구 도마1동 효성타운아파트 건너편에 위치한 참숯불구이 전문점 ‘토강’을 추천한다.

이제 문을 연 지 1년 남짓, 지금까지 먹어왔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맛 좋은 왕갈비며, 담백하고 고소하기 이를 데 없는 생삼겹, 그리고 싱싱한 우렁쌈장에 각종 유기농 쌈채소가 푸짐하게 나오는 쌈밥정식에 반한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레몬, 배, 사과 등 갖가지 과일을 갈아 넣고 저온숙성 시킨 왕갈비는 우선 부드럽고 향긋한 맛이 일품. 1센티미터가 넘는 두툼한 두께와 은은하게 스며든 참숯향, 그리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거의 다른 집 2인분 수준에 해당하는 350그램을 1인분으로 내놓는 푸짐함까지 더해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강한 참숯 열기로 초벌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고기 표면이 순식간에 익으면서 막이 생겨 안쪽의 육즙은 그대로 살아 있다. 이 고기를 다시 참숯에서 구워 입에 넣으면 첫맛은 까끌까끌 약간 거친 듯 하지만 이내 부드럽고 고소한 속살과 달콤한 육즙이 밀려오면서 황홀한 맛의 경험을 하게 된다. 상추에 파채, 양파, 마늘 등과 푸짐하게 함께 싸서 먹으면 달착지근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유황을 먹여 키운 무항생제 돼지고기 생삼겹살은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최고. 큼직큼직하게 썬 생삽겹살은 노릇노릇 색깔이 변하면서 이만하면 익었다 싶었을 때 바로 소금에 찍어 먹어야 제 맛. 고기는 쫄깃쫄깃 아삭아삭, 육즙은 양 턱을 타고 주르르 흐르는데 쇠고기 저리가라다. 왜 진작 이 맛을 몰랐을까 후회막심이다. 돼지냄새가 없고 고기가 쫄깃하면서도 기름기가 적고 담백해 쌈에 쌀 것도 없이 그냥 먹어도 맛이 좋다. 또 이렇게 맛있는 생삼겹살을 묵은지와 함께 싸서 먹으면 아삭아삭 새콤한 맛, 깻잎에 싸서 먹으면 알싸한 맛과 향이 가득. 참나무 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하나 더, 점심특선으로 나오는 유기농쌈밥정식은 점심시간 인근 직장인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 우선 충북 옥천 군북면 유기농 농장에서 직접 공수해 온 상추, 쌈채, 적근대. 적겨자, 청겨자 등 7-8가지의 쌈채소와 싱싱한 우렁에 해바라기씨, 호박씨를 듬뿍 넣은 영양쌈장 등 6000원이라는 가격이 오히려 의아할 정도로 진수성찬이다.

이밖에도 새콤한 미역무침과 달콤한 호박조림, 꽃게무침, 돌나물, 겉절이 등 푸짐한 반찬도 자연식 그대로 웰빙식의 총집합이라해도 무방할 정도다. △참숯왕갈비(350g) 9000원 △참숯생삼겹(180g) 8000원 △참숯오리훈제(4人) 3만5000원△점심특선 유기농쌈밥 6000원 △돌솥알밥 5000원. ☎042(584)3315.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우리집 자랑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것인 만큼 자식에게 먹일 수 없는 것은 손님상에도 올릴 수 없죠.”

‘토강’의 이용주 박연희 부부는 10여 년 가까이 음식을 만들어 오면서 무엇보다 손님에 대한 신뢰와 좋은 음식 만들기를 철칙으로 삼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조미료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들이 불평을 털어놓아 섭섭한 적도 많았지만 이젠 인식이 바뀌어서 손님들이 먼저 알아줘서 기쁘다고.

부부는 ‘토강’이 한 사람 한 사람 알음알이로 입소문을 타고 단골손님들이 늘어가는 재미에 오늘도 처음처럼 묵묵히 좋은 음식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면서 손님들과 서로 정도 나눌 수 있어 좋다”는 부부는 “친절과 정성은 기본. 음식은 믿음이자 손님들과의 약속”이라며 수줍은 인사를 남겼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