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이 진화했다. 생선 위주로 단조로웠던 초밥이 다양한 재료와 어울려 화려하고 감각적으로 변했다. 요즘 유행하는 ‘초밥과 퓨전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롤(Roll)은 미국으로 건너간 일본식 초밥이 날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됐다 국내로 들어온 것. 대전 중구 은행동 애완견상가 골목 뒤편에 위치한 ‘마린회전초밥’은 형형색색의 초밥과 퓨전롤이 눈을 즐겁게 하고 혀를 자극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우선 가게에 들어서자 접시가 춤을 추듯 빙글빙글 돌아가는 2단 레일과 마주하게 된다. 그위에 놓인 형형색색의 초밥과 퓨전롤은 꽃 보다 더 곱다. 초밥은 언뜻 보기에는 단순한 요리 같지만 사실 잘하는 곳과 못하는 곳의 공력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 초밥을 제대로 먹으려면 다찌(바)에서 먹어야 한다. 그래야 재료의 맛에 따라 먹는 순서, 먹는 속도 등을 요리사가 조절하며 즉석에서 초밥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더욱 만나게 먹을 수가 있다. 회 초밥에 사용되는 회는 갓 잡은 생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숙성을 시킨 후 사용한다. 매일 아침 신선한 재료가 구입해, 4시간 이상 숙성해 부드러운 생선으로 재탄생 시킨다.

이집에서 사용된 모든 재료들은 선도 등 질이 무척 좋다. 회 자체도 두툼하고 길게 썰어져서 원 재료의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두툼한 도미는 제대로 씹히는 맛을 주고 참치는 입안에서 사르르 하고 녹는 느낌이 든다. 전복은 약간 딱딱하고 오돌돌한 것이 바다의 향이 그윽하게 밀려오는데 괜히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농어, 광어, 피조개. 조개관자. 단새우 등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다. 또 별미 초밥으로 내놓는 것이 바로 장어, 양념장어를 불에 익힌 후 초밥을 만들어 구수한 향과 기름진 장어가 술술 넘어간다. 중간 중간 생강절임과 녹차로 입을 씻어가며 먹으면 밥과 생선이 어우러져 내는 미묘한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이집은 또 초밥이 주력메뉴이지만 토핑과 소스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퓨전 롤도 인기가 많다. 새우덴까스롤, 데게살롤, 사과소스롤, 크런치롤 등 약 30여 종의 맛깔스런 퓨전 롤이 마련되어 있다. 새우덴까스롤은 튀김새우와 날치알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크런치롤은 고구마를 채 썰어 바삭하게 튀긴 고구마를 듬뿍 얹힌 것으로 고소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사과소스롤은 상큼한 맛과 화려한 색깔이 입맛을 사로 잡는다. 모든 롤이 한 입에 넣기 힘들 정도로 푸짐하게 만들어 진 것이 특징. 스시와 퓨전롤은 접시 색깔에 따라 1000원에서 1만원까지 9종류가 있다.

하나 더, 식사로 제공되는 알밥과 우동도 이집의 인기메뉴. 이집의 알밥은 진짜 알밥이다. 밥보다 날치알이 80% 정도를 차지하는데 입안에서 톡톡 씹히는 즐거움에 숟가락이 쉴새가 없다. 여기에 대추, 잣 등을 곁들여 건강식으로도 안성맞춤. 또 개운한 뒷맛에 쫄깃한 면발의 우동도 일품이다. 가다랑어와 이집만의 특제소스를 넣고 푹 끊여낸 육수는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생선초밥 大 1만2000원 中 6000원 △회덮밥 5000원 △알밥 5000원 △꼬치우동 4000원 △모밀소바 4000원 △초밥우동정식 7000원 △초밥모밀정식 7000원 ☎042(257)4999, (226)8999.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bo.com 48석, 가게앞 주차

<우리집 자랑>

“초밥과 롤은 어느 한쪽의 맛이 강하지 않고 씹는 질감을 잘 살려야 합니다. 밥과 재료가 조화를 이루도록 궁합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마린회전초밥 김순화 사장은 요즘도 새로운 요리를 연구한다. 12년쯤 됐으면 이제 그만할 법도 한데 아직도 ‘더 맛있고 더 특색 있는 요리’를 고민하고 있단다. 한 달에 한 번씩은 특선메뉴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새로 선보이고 싶다고 한다. 그는 “요리를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힘이 불끈 솟는다”며 "항상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신선하고 정결한 손맛이 살아있는 음식을 제공하기위해 꾸준히 노력 하겠다"고 말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