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중지추(囊中之錐)’, 맛있는 집은 아무리 숨어있어도 결국 드러나게 마련. 대전 동구 대별동 운전면허시험장 인근에 위치한 ‘산내 별천지’가 바로 그런 곳이다. 호젓한 산중에 분위기 좋은 통나무 산장을 연상케 하는 이 집은 웰빙 자연식의 대명사.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던 바로 그런 맛들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또 앞마당엔 알록달록한 야생화가 가득하고 발아래로 시원한 냇물과 금빛 잉어들이 노닐며 그사이로 시원한 폭포수가 쉴새없이 쏟아지는 소리가 어울려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고 있다. 아직 가게 안으로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도심 바로 옆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감탄을 하게 된다. 온통 자연에 둘러싸여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이집은 누구라도 ‘이런 곳 하나쯤은 알아둬야겠다’는 욕심이 생기게 하는 곳이다.

벌써 30년째 자연과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내 별천지’의 대표메뉴는 한번 맛보면 일주일은 거뜬한 토종한방백숙, 큼지막한 도가니그릇에서 튼실하게 살이 오른 토종닭과 각종 한약재를 넣고 뜨끈뜨끈하게 끓여내는데 쫄깃한 토종닭과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국물, 그리고 부드럽고 구수한 찹쌀죽이 한데 어우러져 이집만의 특별한 맛을 자아낸다.

맛의 비밀은 육수. 일단 엄나무를 넣고 삶는 과정을 거쳐 닭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인삼, 오가피, 구기자, 천궁, 감초, 대추, 은행 등 10여가지의 각종 한약재로 영양을 높인다. 이렇게 정성으로 만든 토종닭은 역시 쫄깃쫄깃하고 푸짐한 맛이 가장 큰 매력, 큼직한 닭다리는 뚝 떼어내 양손으로 잡고 뜯어야 제 맛이다. 국물은 진하면서도 담백하고 개운하고 인삼 등 한약재가 듬뿍 들어가 상큼하고 은은한 맛을 더해준다. 개운하고 진한 국물까지 ‘후루룩’ 마시고 나면 속이 은근하게 따뜻해지면서 어느새 송글송글 이마에 땀방울이 저절로 맺힌다. 이것이 바로 보양식을 먹는 참맛.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더 이상의 영양식은 없을 듯.

이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 돼지석갈비와 돌판오리훈제.

부드러운 질감과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돼지석갈비는 뜨겁게 달군 돌판 위에 양파와 버섯을 깐 뒤 그 위에 올려 나온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고기를 입에 넣으면 씹었는지 안씹었는지 고기는 어느새 목을 타고 ‘꿀꺽’, 한마디로 그 입에서 살살 녹는다. 각종 과일과 야채소스의 달콤한 맛과 갈빗살의 어울림이 특히 환상적이다. 또 여기에 돌판 위에서 양파가 익으면서 올라오는 김은 고기에 수분과 달콤한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또 기름기 쪽 빠져 나온 돌판오리훈제는 쫄깃하고 담백한 육질을 그대로 느낄수 있다. 양파와 부추를 깔고 익혀 나오는데 부드러운 질감이 살아있고 상큼한 향이 물씬 베어난다. 식사로는 들깨수제비가 함께 나온다.

△오리한방백숙 3만8000원 △토종닭한방백숙 3만5000원 △돼지석갈비(1人) 8000원 △돌판오리훈제 中 3만원 大 4만2000원 △한방삼계탕 9000원 ☎042(271)0207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bo.com 300석. 전용주차장

우리집 자랑

“음식은 대하는 사람에 따라 그 맛을 보여주기도 하고 보여주지 않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대하면 저절로 본래의 맛이 느껴지거든요.”

‘산내 별천지’ 주인 임순옥씨는 음식은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의 마음이 정성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관심 있으니 재료 하나하나 맛과 향에 매료돼 일이 즐겁다.

나갈 때 진심으로 잘 먹었다 인사를 받으면 정성을 다하니 손님과 내가 서로 공감하는 구나 느끼며 용기와 보람을 느낀단다. 좋은 재료만 보면 항상 무엇을 만들어 드릴까 고민한다는 임씨, 음식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의 마음을 닮아있다. 한가로운 주말 맑은 바람이 시원한 나뭇잎 소리가 그리울 때마다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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