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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망언, 일본 우익의 집단 망각증

2010-03-29기사 편집 2010-03-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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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도층의 망언이 또 불거져 나왔다. 잊을 만 하면 언론을 장식하는 극우 군국주의자들의 망언을 보노라면 분노를 넘어 측은지심을 느끼게 된다. 기본적인 양심이나 도덕도 갖추지 못한 인사들이 오늘의 ‘선진국 일본’을 이끌어나가는 게 불쌍하고 한심하다는 얘기다.

일본 에다노 유키오 행정쇄신상이 한 강연회에서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할 수 있었지만 중국이나 조선반도(한국)는 근대화를 할 수 없었다”며 “일본은 식민지를 넓혀가는 쪽이었고 중국이나 조선반도는 식민지로서 침략당하는 쪽이 된 것은 필연이었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메이지 유신 성공으로 향후 100년 동안 (아시아에서) 우위를 확보한 것을 자랑하는 대목에서였다.

에다노의 발언은 매우 편협하고 위험한 역사관이다. 요컨대 먼저 개화하고 국력이 강해진 나라가 주변 국가를 침략한 게 당연했고 약소국이 먹힌 것도 필연이라는 것이다. 항공 자위대 각료장이 “일본이 침략국가였다는 것은 정말 억울한 일이다”, 시모노세키 교육장이 “한일합병은 식민지 지배가 아니라 대등하게 이뤄졌다”, 망언 제조기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한일합방은 조선인의 총의로 일본을 선택한 것”, 아소 다로 총리가 “창씨개명은 일본이 원해서 이뤄졌다”고 주장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조선이 합병을 자발적으로 동의했다는 얘기다.

1945년 종전 이후 일본은 틈만 나면 식민지 전쟁을 미화하고 명백한 역사적 사실도 부정·왜곡해왔다. 한국에 대해서는 위안부가 있었지만 일부 부모들이 딸을 팔았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대만의 높은 교육수준이 일본의 강제교육 덕분이라고 강변했다. 중국인 30만 명이 학살당한 남경 대학살이 허위라고 왜곡해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일본 지도층의 망언은 정치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관료·군인·교육자·학자 등 각계 인사들이 끊임없이 쏟아놓고 있다. 일부 극우주의자들 사이에 여전히 침략근성이 남아있는 증거다.

일본은 19세기 회귀라는 시대착오적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 아시아 여러 나라에 고통과 손해를 준 것을 인정하고 통절(痛切)한 반성의 뜻을 표한 1995년 무라야마 정신을 이어나가야 한다. 건강한 상식과 양심을 가진 성숙한 이웃이자 21세기 진정한 인류의 일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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