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철판요리>

꽃샘추위가 지나고 완연한 봄 햇살에 어리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봄 분위기를 한껏 낸 가벼운 옷차림으로 특별한 요리를 찾아 멀리 떠나고 싶지만 바쁜 일정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럴 때 도심에서 나름대로의 식도락을 즐기는 건 스트레스를 푸는 한 방법이다. 이럴 때 먹는 재미 이상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한 음식이 있다. 대전 서구 갈마동 대전일보사 인근에 위치한 ‘송광호 철판요리’가 바로 그곳. 이제 가게를 연 지 두 달 남짓. 특별한 맛을 즐기기 위해 내로라하는 미식가들과 단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집의 매력은 갓 구워낸 고기나 해물, 야채의 온기를 혀끝으로만이 아니고 눈으로, 피부로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TV요리경연대회 우승 등 우리나라 철판요리의 원조 송광호 회장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집에서는 대부분 코스로 음식이 제공된다. 보통 샐러드로 시작, 한참 달궈진 철판에 가장 먼저 새우요리를 먹는데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기분이 맛깔스럽다. 보통 삶아서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을 선사한다. 그리고 싱싱한 호박과 양파 등 야채를 푸짐하게 내놓는데 아삭아삭 신선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다음은 안심이나 등심 스테이크. 육즙이 살아있는 미디엄인 상태로만 살짝 구워 부드러움 그 자체다. 마지막 코스인 숙주나물을 곁들인 스파게티도 일품.

이후로 부족하다 싶으면 추가비용(2000원)으로 즉석 철판볶음밥을 곁들일 수 있다. 요리 과정에 양념이 거의 안 들어가는 대신 찍어먹는 소스가 중요하다. 소스는 간장소스와 머스터드와 칠리소스가 준비되는데 새우는 간장소스. 야채, 고기는 머스터드와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다.

1970년대 미국에서 철판요리를 배워 서울 힐튼호텔 등 유명호텔 주방장을 거친 송광호 회장은 40여 년간 철판과 함께해 왔다. 송 회장은 “정통 철판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볶아 내는 시간과 온도”라고 알려준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재료의 즙이 빠지고, 높으면 겉이 탄다고 한다. 보통 철판의 온도는 300-350℃.

송 회장은 또 “철판요리 테이블은 조리사로서 쉽지 않은 자리입니다. 간장이나 양념 하나뿌리는 것조차도 고객에게 그대로 보여지고 즉석에서 조리한 음식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평가받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은 조리사의 멋진 쇼와 함께 음식을 맛보는 것. 테이블 구조는 보통 ‘ㄷ’자. 바깥쪽에 조리사가 서서 요리를 해주고 나머지 세 면에는 보통 7~10명의 손님이 앉는다. 조리사가 음식을 조리하면서 각종 쇼를 보여주는데 철판에 청주를 끼얹고 불꽃이 일게 하는‘불쇼’는 기본. 길다란 후추통을 공중으로 던지거나 이리저리 돌려가며 양념을 하는 저글링, 후추통이나 집게를 철판에 두들기며 박자를 맞추는 리듬쇼, 칼 돌리기 등을 보면 먹는 것 보다 더 신이 난다.

새로운 외식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송 회장은 “격조 있으면서도 오순도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철판요리”라고 소개한다. 또 “가족과 함께 찾은 어린이들은 물론, 쇼 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쇼를 보며 너무 즐거워한다”고 말한다.

하나 더, 점심특선으로 제공되고 있는 전복해물가마솥왕갈비탕도 인기만점. 싱싱한 생전복, 산낚지, 킹크랩, 왕갈비 등을 듬뿍 넣고 푹 끊여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 ‘뜨끈뜨끈’ 진한 국물 한 대접을 들이켜고 나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면서 속이 확 풀린다.

음식은 믿음이자 손님들과의 약속이라는 송 회장은 또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절대 손님들이 손해 보는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가짐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경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언제 찾아도 부담 없이 친근한 곳, 삶의 여유를 되찾아 주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수줍은 인사를 남겼다. 300석, 전용주차장

△명품꽃살스테이크 2만6000원 △명품스테이크 2만4000원 △명품왕새우요리 2만9000원 △명품해물철판요리 中 5만 원 大 7만 원△점심특선 전복해물가마솥왕갈비탕 8000원(2人이상)·해물볶음밥 5000원 글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bo.com 사진 빈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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