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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대전과 세이셸 거북

2010-03-11기사 편집 2010-03-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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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물원에 곧 진귀한 거북 한 쌍이 들어온다.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세이셸 군도 내 알다브라 산호섬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알다브라는 세이셸의 수도 빅토리아가 있는 마헤섬에서 1000km 이상 떨어져 있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거북이 가운데 지구상에서 몸집이 가장 커 알다브라 자이언트거북 또는 세이셸 코끼리 거북으로도 불린다. 대전동물원에 오는 세이셸 코끼리 거북은 암·수 한 쌍으로 각각 83살과 95살이다. 보통 200년 이상을 산다고 한다. 수컷은 길이 120㎝·몸무게 120㎏, 암컷은 길이 112㎝·몸무게 120㎏에 달한다.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반출된 적도 없다. 세이셸을 지배한 프랑스와 영국의 동물원 그리고 2007년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세이셸을 방문했을 때 인수해 간 것이 전부다. 대전동물원은 세이셸 자이언트 거북을 보유한 세계 네 번째 동물원인 셈이다.

세이셸 거북이 한국에 오기까지는 세이셸 정부와 충청도 향토기업인 에코원 선양과의 돈독한 관계, 그리고 대전시와의 교류가 큰 몫을 했다. 에코원 선양은 지난 2008년부터 해마다 에코힐링 선양 세이셸국제마라톤대회를 열어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데 일조해 오고 있다. 지난해 제임스 미셸 세이셸 대통령 일행의 한국 방문 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은 대전 방문도 에코원 선양의 초대로 이루어 진 것이다. 미셸 대통령은 대전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대전시와 우호협력협정을 체결한 뒤 계족산으로 향했다. 숲속 황톳길 맨발체험을 하기 위해서다. 선양 조웅래 회장, 박성효 대전시장 등과 함께 계족산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며 친환경적으로 잘 조성된 맨발공원을 극찬했다. 맨발로 걷고 난 후 미셸 대통령은 대전에 대한 애정의 표현으로 세이셸 육지거북 한 쌍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깜짝 선물이었다. 계족산과 맨발이라는 친환경적 요소가 동인이 되어 세이셸 거북이 대전에 오게 된 것이다.

세이셸 거북은 세이셀 정부의 완벽하고도 강력한 환경정책 덕분에 멸종위기에서 지금은 최고 개체 수 15만 마리를 자랑한다. 세이셸은 세계에서 환경보전이 가장 잘 된 모범국가로 알려져 있다. 케냐 몸바사 동쪽 1600km에 위치한 나라로 진기한 동물과 식물이 다양해 ‘인도양 최후의 낙원’이라 불리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에 둘러 쌓여있는 115개의 화강암과 산호섬으로 형성된 군도로 섬 하나하나가 생태계의 보고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알다브라 환초와 인체를 닮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씨앗 ‘코코 드 메르’(바다의 코코넛), 기네스북에 오른 최장수 거북, 검은 앵무새 등 아름답고 진귀한 열대 새들의 마지막 서식지로 유명하다. 화폐의 주인공도 모두 이들이다.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인들은 평생 한번 꼭 가보고 싶은 나라로 세이셸을 꼽는다. 이처럼 천혜의 관광자원이 잘 보존되고 있는 데는 세이셸만의 특별한 관광·환경보존정책이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휴양지로 알려진 세이셸 관광정책의 핵심은 100% 청정 자연에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주도록 최대한 복원하면서 개발하는 것이 그들만의 방침이다. 관광지에서 얻은 수입은 고스란히 환경보호와 동식물보호에 재투자 한다. 30년전부터 영토의 49%만 개발을 허용하고 나머지 51%는 공원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오는 2017년까지 관광객을 32만명 수준에서 제한한다는 계획을 미리 세워놓았다. 새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버드아일랜드는 숙박시설 객실조차 TV나 라디오, 에어컨 등 문명화된 시설이 없다. 가로등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체크인시 손전등을 지급하며, 자동차도 없고 경운기만 달랑 한 대있다고 한다. 이러한 세이셸 정부의 생태복원을 위한 특별한 정책과 각고의 노력으로 15억년 전의 태고적 원시림과 다양한 원시생물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곧 만나게 될 세이셸 거북은 세계적 희귀동물을 볼 수 있다는 단순한 즐거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세이셸에서도 거북은 무병장수의 상징이라고 한다. 대전은 한국의 대도시 중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다. 3개의 하천이 도심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공기가 가장 깨끗하고 소음이 적은 도시다. 그로인해 평균수명이 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시다. 세이셸 코끼리 거북은 이런 대전의 도시콘셉트와 잘 맞아 떨어진다. 세이셸 거북이 앞으로 지구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상징이자 생태도시·장수도시 대전의 도시마케팅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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