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아일랜드`

완연한 봄,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우리의 몸도 기지개를 펴고 다시 깨어날 순간. 뭔가 특별한 음식으로 입맛도 되찾고 영양도 보충하고 싶은 계절이다.

요즘 사람들의 입맛과 기호가 다양해짐에 따라 외국음식, 또는 특이한 음식을 찾아 즐기는 마니아들도 많이 생겼지만 정작 우리의 전통음식에 대해서는 늘 먹고 있는 음식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경시하거나 이름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그 다양한 종류와 맛의 깊이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음식.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유진호텔 별관에 위치한 `로맨틱 아일랜드`는 바로 우리의 토종 먹거리로 정성들여 만든 맛있는 음식들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집은‘음식에 대해서 만큼은 한치의 거짓이나 부끄러움 없이 정직을 다하겠다’는 주인 김상현씨의 철학과 신조가 담긴 곳이기도 하다.

이런 나름대로의 철저한 신조로 매일 아침 그날 필요한 재료를 시장에서 직접 구입하는 고생을 마다치 않고 있으며, 젓갈 하나에서 부터 김치는 물론 참게장, 해파리냉채까지 어느 하나 직접 만들지 않는 것이 없다.

‘로맨틱 아일랜드’의 대표메뉴는 인삼, 해물, 생굴 등 각종 솥밥정식.

우선 신선한 양상추 샐러드와 단호박 샐러드, 매생이전, 단풍초밥 등 입맛을 돋우기 위한 가벼운 음식들로 시작해 태안반도에서 직접공수해온 자연산 생굴, 참소라초무침, 간제미회, 꽃게무침, 어리굴젓, 멍게젓, 낙지젓, 명란젓, 표고버섯 탕수육 등 20여가지가 넘는 푸짐하고 다양한 산해진미가 상이 모자랄 정도로 계속 이어져 나온다. 음식을 먹는다기보다는 음미하고 감상한다는 표현이 더 나을 듯. 재료 그대로의 맛이 살아있어 생식, 또는 선식을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모든 음식이 담백하고 맛깔스럽다.

여기에 안면도 간척미에 대추, 밤, 해바라기씨, 잣, 호두 등 각종 견과류를 듬뿍 넣고 지은 영양돌솥밥까지 맛도 만점 영양도 만점이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밥을 입에 떠 넣으면 ‘달콤, 고소, 향긋, 쫄깃’ 갖가지 오묘한 맛이 입을 즐겁게 한다. 1만5000원이라는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맛깔스럽고 푸짐하다.

`로맨틱 아일랜드`가 자랑하는 또 다를 메뉴는 복전골 정식. 보통의 지리나 얼큰한 매운탕이 아닌 재래식 된장에 아욱을 푸짐하게 넣고 끓여 나오는데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뜨끈뜨근 진한 국물 한 대접 들이키고 나면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면서 속이 확 풀린다. 이번 주말 가족, 친구들과 ‘로매틱 아일랜드’에서 영양도 보충하고 잠시나마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인삼·해물·생굴솥밥정식 1만5000원 △굴비솥밥정식 1만7000원 △전복솥밥정식 1만7000원 △복전골 정식(2인) 3만5000원 △주문한정식 A코스 3만원·B코스 5만·C코스 7만원. ☎042(822)0133

글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사진 빈운용 기자 100석 전용주차장.

우리집 자랑

`로맨틱 아일랜드`에 들어서면 주인 김상현씨의 환한 미소와 함께 깔끔하고 편안한 인테리어가 눈에 확 들어온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 하는 것 못지않게 음식을 먹는 자리도 중요하다”는 김씨의 말처럼 손님들이 항상 즐겁고 산뜻한 기분에서 음식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우리의 음식만큼 다양한 맛과 멋과 철학을 지닌 음식도 드물다”는 김씨는 “뿌리를 지킨다는 자부심과 내가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