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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설 민심과 충청권 주민투표

2010-02-11기사 편집 2010-02-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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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된 지 오늘로 꼭 한 달이 되었는데도 갈수록 싸움만 커지고 대화나 토론은 아예 실종된 상태다. 국민들의 세종시 피로는 더 이상 참기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고, 조기종결하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이 세종시 충청권 설 민심을 잡기 위해 아우성이다. 충청도 설 연휴 민심이야말로 세종시의 새로운 국면전환을 위한 1차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올 설 연휴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거란 판단에서 정부와 여야 모두 설 민심잡기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명절 민심이라는 실체가 있기는 한 건지, 요즘처럼 정보통신이 발달한 시대에 꼭 지방에 내려가야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건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매년 정치권이 설이나 추석 때마다 민심잡기에 발버둥 치는 것을 보면 분명 근거가 있어 보인다. 확실히 전국 각지에 흩어졌던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명절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정치 얘기를 주고받는 자리가 된다. 정치적 견해를 나누는 과정에서 태도가 불분명했던 사람들도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결과 명절 이후에 국민들은 각종 정치적 사안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의사를 표시하게 되고, 정당의 지지율에도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총선이나 대선, 지방선거 같은 커다란 정치 아젠다를 앞둔 시기에 그 같은 현상은 더 뚜렷해진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올 설 충청도 민심은 단순한 민의 흐름이 아니라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짓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심을 전달하는 과정이 잘못되거나 유언비어 등 그릇된 정치정보가 어지럽게 나돌면 오히려 국민들의 올바른 결정을 저해할 수도 있다. 우리는 명절 이후 민심이라며 전하는 내용이 여야마다, 소속 정당과 의원마다 제각각인 경우를 숱하게 봐왔다. 심지어 민심을 억지로 유리하게 해석하여 여야의원이 전하는 내용이 각각 정반대인 경우도 허다했다. 그런 점에서 설 민심은 절대적 가치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명절민심은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량화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관건이다. 그런데 민심은 추상적이어서 계량화, 정량화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충청도민들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추출해내는 방법이 무엇일까.

여권 안팎에서 충청 주민뿐 아니라 전체 국민의 뜻에 따라 세종시 문제를 결정짓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내 특별위원회 구성과 국회의원 전원의 자유투표 등 국회에서 해결하자는 방안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민투표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할 소지가 많다. 무엇보다 갈등을 해소하려고 국민투표를 하는 것인데 국민투표 찬반 논란으로 수도권 대 지방, 진보 대 보수 등 오히려 국론분열이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 수정안에 대한 여론과 관계없이 국민투표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고, 정권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으로 변질될 수 있으며, 노무현 정부 때 이를 극렬히 반대했던 한나라당이 이제 와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국회 내에서의 해결도 현재 상태대로라면 매우 비관적이다. 수정안 찬성과 반대 쪽 논리가 팽팽하고 정치적 이해마저 상반돼 애초부터 타협이나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수정안 입법예고 후 본격적으로 여론전이 불붙으면서 감정싸움으로 비화돼 국회 내 합의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이 같은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충청권 여론을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충청권 주민투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종시가 당면현안인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이 자기 도시의 명운이 걸린 문제에 직접적인 의사를 표현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당사자의 직접투표이므로 투표 결과 또한 100% 신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치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측면이 가장 매력적이다. 지금처럼 세종시 논란이 선거판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식으로 전개되어, 이긴 자가 모든 것을 쟁취하고 패자는 전부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이다. 결과에 따라 그 누군가는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청권 주민투표는 주민 스스로 결정한 일이므로 어떤 비난도, 어떤 책임도 정부나 여당, 야당, 친이, 친박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세종시 충청권 주민투표 실시 시기는 설 민심을 파악한 이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기왕이면 4월 국회 처리 전에 하는 것이 국회를 압박할 수 있어 효과적일 것이다.

충청도 설 민심을 돌파구 삼아 지긋지긋한 세종시 논란에 속히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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