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강(赤壁江)은 금산을 흐르는 금강의 또 다른 이름이다. 천리 물길 가운데 적벽강은 가장 빼어난 절경을 품고 흐른다. 금강의 상류이기도 하지만 개발의 폐해로부터 벗어나 있어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적벽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다보면 누구라도 경탄과 찬사를 쏟아낼 만큼 매혹적이다.

금강은 금강의 상류지역이 지닌 곡류(曲流)의 특징을 보여 준다. 가파른 경사의 좁은 계곡을 통과하면서 구불구불 긴 유로가 이어진다. 금산을 통과하는 금강의 직선거리는 12km에 불과하지만 유유자적하는 곡류를 따라 100리 물길이 한 없이 펼쳐진다. 멋스러우면서도 여유로운 적벽강의 물길은 충청의 기품을 닮아 있다.

적벽강은 한 편의 드라마를 펼쳐 놓은 듯하다. 금산의 남단인 소이진(召爾津)에 이르러 갑자기 북쪽으로 방향을 바꿔 흐르다가 방우리를 지나며 S자 모양으로 휘돌며 곡류의 멋스러움을 선보인다. 다시 남동쪽으로 뻗어 가다가 다시 북서쪽으로 급히 진로를 바꾸며 둥근 타원을 그려낸다. 돌고 도는 인생의 이치처럼 적벽강은 휘돌고 에두르며 자연의 신비를 드러낸다.

소이진과 농원나루 등 나루터와 지렛여울, 엇여울, 줄바우여울, 쇠똥내기여울 등 여울 등은 적벽강의 또 다른 이름이면서도 수 많은 설화와 사연이 머물고 스쳐가는 길목이다. 그러면서 적벽강은 금성산성(錦城山城), 만악리산성(晩樂里山城), 계원봉보루(溪圓峰堡壘), 조종산성(祖宗山城), 백령성(栢嶺城) 등 산성이 에워싸고 있듯 흥망성쇠와 역동의 역사 현장이었다.

적벽강과 함께 수 천년을 이어온 금산은 새롭게 꿈틀되고 있다. 고려 인삼의 종주지로서 물류·유통의 거점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고 문화·관광부문의 콘텐츠 확보를 통해 도약과 중흥의 시기를 가꿔가고 있다. 금산권역의 금강살리기 사업은 그 역사와 문화 그리고 천혜의 절경, 때 묻지 않은 생태환경 등을 보존하고 재발견하면서도 신성장력 창출을 통해 새로운 발전 토대를 마련해야 한는 과제가 부여되고 있다.

금산=이봉규 기자 kkk@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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