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예비고교생 선발…1人 220만원 기숙학원 보내

[보은]보은군민장학회가 성적 우수학생을 대상으로 사설학원 수강까지 지원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보은장학회는 지난달 30일 군내 성적우수 예비 고교생 10명을 수도권 소재 모 기숙학원에 보냈고, 5주간 1인당 220만원에 달하는 수강료를 전액 장학회에서 지원한다는 것.

6일 군민장학회에 따르면 군내에 변변한 사설학원이 없는 상황에서 우수학생 도시유출을 막기 위해 오랜 고민 끝에 결정한 사업으로, 대도시와의 사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군내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을 엄선해 2200만원에 달하는 수강료를 지원한다는 것.

앞서 이 장학회는 지난 2년간 성적우수 고교생 40명을 선발한 뒤 매주 3차례 서울 시내 유명 강사를 초빙해 특별 과외수업을 하는 심화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들 가운데 국내 상위 7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평균 B학점 이상의 학업성적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4년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공부만 잘하면 중·고교를 포함해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장학금을 집중 지원받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군민 성금으로 운영되는 장학회가 지나치게 성적지상주의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특히 사설학원 수강 지원에 대해 성적 우수자에 대한 지나친 특혜라는 비난과 함께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은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향토장학금이라면 어려운 여건 속에 열심히 생활하는 청소년 등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현재 장학회 운영은 성적우수자에게 지나치게 혜택이 집중되고 있다”며 “기숙학원 수강료 지원도 사실상 지역의 공교육 부실화를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학회 측은 “도시와 학력격차가 커지면서 보은군내 중학교 졸업생 상당수가 외지 고교로 진학할 정도로 향토인재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여론을 수렴했으며 고사위기에 처한 군내 고교를 살리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2004년 보은군이 군내에 입주한 (주)한화 후원금과 군비 출연금 등으로 설립한 이 장학회는 현재 76억원의 기금을 조성한 상태다.

육종천 기자 skybell@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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