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절반의성공’ 아쉬움… 국제우주대회 축포

2009년 기축년 한해가 저물어 간다. 소위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인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에 위치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은 그 어느해보다도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든 2009년을 회고해보며 대덕연구개발특구지역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이번 10대 뉴스 선정을 계기로 정부 출연연 등 대덕특구 내 입주기관들이 내년에는 더 한단계 도약하고,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게재순 무순>

◇한국원자력연구원 창립 50주년 기념 및 토종 연구용 원자로 요르단 해외 수출 첫 쾌거=올해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한해였다. 특히 ‘원자력 新 르네상스’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연구원은 반세기만에 연구용 원자로를 요르단에 수출할 수 있는 쾌거를 이룩했다. 연구용 원자로가 원자력연구원에서 가동된지 15년 만의 수출이며, 계약 금액은 한화 약 2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향후 대형 상용 원전 수출의 토대를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로호 발사 절반의 성공...내년 재기약=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몇차례 연기끝에 지난 8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발사했지만 위성덮개인 ‘페어링’ 분리 실패로 인해 과학기술위성2호가 궤도 진입에 실패해 국민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항우연 측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는 ‘나로호의 제2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항공우주강국으로 진입시키겠다는 각오 아래 휴가도 반납한 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국민들은 항우연 연구진들이 끝까지 힘을 내 이번 2차 발사를 꼭 성공시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쏘아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국제우주대회(IAC) 성료=대전시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최한 국제우주대회가 72개국 4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끝났다. 나로호로 실의에 빠진 지역민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 축제를 성황리에 마치면서 ‘우주기술 월드리더의 꿈’을 위한 축포를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쏘았다는 찬사도 받았다. 관련 벤처기업들도 ‘우주 마케팅’ 大戰에 사활을 걸었고 시민들은 우주축제에서 많은 볼거리를 즐기며 환호했다. 결국 한 마디로 ‘우주특별시 대전으로’으로 우뚝 서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KAIST 온라인전기차·모바일하버 인기 급상승=KAIST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중인 ‘온라인전기자동차(OLEV)’와 움직이는 항구인 ‘모바일하버’가 올해 공개돼 인기를 끌었다. ‘모바일하버’는 높은 파도속에서 모바일하버가 컨테이너선에 접선해 안정적으로 하역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핵심 기술인데 우리의 독창적인 원천기술로 개발돼 육상과 해상 수송에 새로운 시대를 열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월 KAIST가 처음 선보인 ‘온라인 전기차’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일반 전기차와 달리 도로 밑에 전력선을 깔아놓고 무선으로 유도전기를 공급받아 달리는 게 특징이다. 다만 일부 비판론자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정부 지원예산이 축소된 것으로 알려져 아쉬운 상황이다.

◇2009 세계 천문의 해 우주쇼=한국천문연구원과 ‘2009 세계 천문의 해 한국조직위원회’는 지난 21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2009 세계 천문의 해’ 공식 폐막식과 함께 외계지성체 탐색 프로젝트인 ‘세티 코리아(SETI KOREA)’ 선포식을 개최했다. 조직위 측은 ‘다섯가지 천체사진 순회전’, ‘별, 시를 만나다’(별 시 연재, 출간사업), ‘100시간 천문학’(지구촌 별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로 별과 우주, 과학 전반에 걸쳐 국민들의 이해도와 관심을 높였으며, 61년만에 장관을 연출했던 부분일식 관측 행사도 국민들로 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KAIST- ICU통합 출범=KAIST와 ICU가 지난 3월 1일 통합대학으로 공식 출범하면서 KAIST는 IT융합 관련 학과와 전문대학원을 신설하는 등 IT융합 교육 및 연구메카로 재도약했다. KAIST는 ICU와의 통합을 통해 기존 대전시 유성구 문지동 ICU 캠퍼스를 IT융합 교육 및 연구 메카로 활용하기 위해 IT컨버전스 캠퍼스(ICC·IT Convergence Campus)를 설치, 운영키로 하는 등 ICC 학사조직을 개편하는 등 새롭게 명실상부한 국내 IT융합 교육·연구 최고 대학으로까지 성장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롤투롤(Roll to Roll) 프린팅 기술 100억원 기술 이전=한국기계연구원이 ‘유기 태양전지 생산용 롤프린팅 시스템 제조방법’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 기술 이전에 나서면서 정액 기술료 50억 원을 포함해 모두 100억 원을 받게 됐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받는 한 건의 기술료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정부 출연연의 기술이전료가 평균 40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260배가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 기술은 전자회로와 센서,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 다양한 전자소자 등을 신문을 인쇄하듯이 인쇄로 생산해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과학기술 거대지원조직 ‘한국연구재단’ 공식 출범=기초연구지원시스템의 효율화 및 선진화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3개 재단을 통합한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지난 6월 26일 공식 출범했다. 올해 새롭게 출범한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 3개 기관을 통합,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전 분야에 대한 연구지원사업을 맡게 됐다. 연구재단에서 관리하는 연구사업은 올 기준 정부 R&D예산의 21.1%인 2조 6081억원 규모로 국내 최대 수준이고, 이사장과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5본부 2센터 33단’ 체제다.

◇한국의 인공태양 KSTAR 본격 가동=‘한국의 태양’이라고 불리는 핵융합연구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가 9월 9일부터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이경수)에서 본격 가동됐다. 이는 KSTAR가 지난 15년동안 개발 및 건설단계에서 운영단계로 전환되고,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립을 넘어 핵융합에너지 수출국이 되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KSTAR는 지난해 7월 단 한번의 시도로 최초 ‘플라즈마’를 성공적으로 발생시켰고, 최근에도 당초 목표보다 우수한 플라즈마를 발생, 성공작이라는 평가다.

◇세종시 대안으로 떠오른 과학벨트 논란=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국가사업이지만 세종시 수정안으로 부각되면서 과학기술계에서 논란이 적지 않았다. 과학기술계는 정치권 입장에 따라 사업추진이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충청지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다. 과학기술계는 대한민국의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사업이 반드시 성공해 과학기술강국, 선진한국 진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재필 기자 jpscoop@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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