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산물이 바로 말고기다. ‘사람은 한양으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낸다’는 말이 있듯 제주도엔 말이 많다. 말고기는 쇠고기와 같이 채식성 육류의 일종으로 소보다 부드러운 육질과 높은 영양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제주 조랑말고기를 전문점이 대전에 상륙했다. 대전시 서구 도마동 향우4거리에서 배재대 정문 방향에 위치한 ‘제주산 식육식당’이 바로 그 집.

육류 식품의 대표주자인 쇠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육질이 좋아서 맛도 뛰어나다. 하지만 쇠고기는 융점이 높아서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축적되기 쉽다. 말고기는 융점이 낮아 성인병 걱정이 없을뿐더러 여성들에게는 미용식으로, 남성들에게는 강정식으로, 노인들에게는 관절염이나 골다공증·중풍치료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뼈에는 글리코겐 함유량이 우유의 4배나 되고 고기 100g당 동물성 철과 인, 칼륨, 망간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관절·류머티즘·골다공증·신경통·중풍·간질환 환자 등 성인병에 특효가 있는 좋은 보약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선뜻 말고기를 먹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말고기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질기다` `냄새가 난다` `맛이 없다` 등이다. 말고기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고기를 폄하하는 선입견의 바탕에는 농경사회에서 말은 농사짓는데 필요한 노동력이자 중요한 이동수단인 말의 섭취를 터부시했던 인습이 깔려 있다. 말고기는 질기고 냄새가 난다는 선입견도 이러한 데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말고기 요리로는 양념갈비·주물럭·불고기·육회·찜·전골·곰탕·도가니탕·샤브샤브 등 다양하다.

이집의 인기메뉴 말 육회. 말의 뒷다리 살을 이용해 만드는데 채 썬 배를 곁들여 씹는 순간 입안 가득 적셔드는 달콤한 육즙과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이 혀끝에서 살살 녹아든다. 싱싱하면서도 질기지 않고 부드러우며 갖가지 양념과 어우러져 새콤달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 집의 단골손님들이 이구동성으로 강력 추천하는 건 바로 샤브샤브다. 보통 일반적인 샤브샤브는 쇠고기나 해물이 전부인데 반해 이 집에서는 말고기 샤브샤브를 선보인다. 쇠고기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씹히는 육질 맛이 일품이라 한 번 이 집 샤브샤브를 맛본 이들이라면 그 맛에 반할 수밖에 없다.

눈으로 봐서는 쇠고기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선홍빛 고기를 얇게 썬 뒤 육수에 몇 번 저어 건져 먹으면 그야말로 입에서 고기가 살살 녹는다. 다시마와 말뼈로 만든 육수와 각종 버섯과 야채 등은 샤브샤브의 고기 맛을 한결 돋보이게 해 준다. 샤브샤브를 먹은 뒤 남은 육수에 칼국수를 넣어 먹는데, 샤브샤브를 만드는 동안 진하게 우려진 그 국물 맛이 가히 별미 중의 별미다. 하나 더, 제주토종 돼지고기를 썰어 넣고 팔팔 끓인 점심특선 오겹살김치찌개도 인기메뉴. 연말을 맞아 가족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말고기 전문점을 찾아 색다른 미각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말고기육회 大 3만원 中 2만원 ▲말고기등심(1人·200g) 1만8000원 ▲샤브샤브 大 3만원 中 2만원 ▲돼지한마리(200g) 8000원 ▲가브리살(200g) 8000원 ▲항정살(200g) 8000원 ▲점심특선 오겹살김치찌개 4000원 ☎042(522)3347.

<글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사진 빈운용 기자 40석 가게앞주차

우리집 자랑

"고기 파는 집에 고기가 좋으면 되죠. 뭘 또 자랑해요?" ‘제주산식육식당’ 주인 유순화씨에게 이 집 자랑을 부탁하니 `좋은 고기를 손님에게 낸다`라고 말하고 끝이다. 다른 이야기도 해 보라니 생뚱맞은 표정으로 `뭘 또 자랑하냐`고 되묻는 게 아닌가. 유 씨의 말처럼 이 집 고기 하나는 어디 내 놓아도 손색이 없다. 유씨와 남편이 직접 운영하는 제주농장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도축하여 내놓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손님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집으로 만들겠다”는 유 씨는 앞으로도 말고기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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