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문턱에 선 11월, 스산한 찬바람에 맞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 줄 겨울 먹을거리에 눈이 쏠린다. 이럴 땐 뜨끈한 국물과 쫄깃한 맛이 일품인 오리백숙이 제격.

예로부터 육류 중 으뜸으로 쳤던 오리, 근래에 들어 그 맛과 영양은 물론 의학적 효능까지 재평가 되면서 현대인들의 건강과 미용에 가장 좋은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의 고기가 산성을 띠고 있는데 반해 오리는 알칼리성으로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해 몸의 해독은 물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산과 수용성 기름이 풍부해 고급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만큼 피부 미용에도 좋다. 물론 영양에 있어서도 따라올 음식이 없다.

대전 서구 갈마동 갈마도서관 인근에 위치한 ‘드리오리’는 이러한 오리의 맛과 영양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오리누룽지백숙’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집에선 부드럽고 쫄깃한 오리백숙과 구수한 찹쌀누룽지죽이 어우러져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색다르고 구수한 맛의 경지를 창조해 내고 있다.

이 특별한 맛의 비결은 바로 재료와 요리법. 전라남도 직영농장에서 가져온 오리를 깨끗하게 손질한 뒤 황기, 당귀, 오가피, 엄나무등 20종의 자연산 약재와 함께 12시간 이상 푹 고아 낸 진한 육수를 넣고 인삼, 대추, 밤, 그리고 찹쌀을 한꺼번에 끓여 내기 때문에 육수가 오리와 죽에 깊이 배어든다. 우선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약재와 고기에서 우러난 맛으로 간을 맞춰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또한 각종 한약재 때문에 고기가 풀어지지 않고 쫄깃하면서도 고기 사이에 은은한 한약재의 맛과 향이 배어 있다. 끓일수록 진~해지는 국물 한 사발씩 들이켜면 온몸에 온기가 확 퍼져드는 느낌. 여기에 솥에서 눌은 그대로 큼지막한 누룽지가 덮여진 찹쌀죽은 은은한 한약재 향과 함께 더욱 구수하고 담백하다.

여기에 얼음 동동 시원한 동치미국물과 새콤하게 잘 익은 깍두기, 갓 무쳐 낸 고소하고 매콤한 배추겉절이가 한층 맛을 돋우는데 그릇째 들고 후루룩 들이켜는 순간‘아! 이런 맛이 있었나?’싶을 정도로 짜릿함 만끽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더 이상의 영양식은 없을 듯.

식욕이 떨어지기 쉬운 요즘 영양도 보충하고 입맛도 되살리는 최고의 음식이다.

이번 주말 가족, 친구들과 ‘드리오리’에서 영양도 보충하고 잠시나마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오리누룽지백숙 3만5000원 ▲참숯오리훈제 大3만5000원 小2만5000원 ▲오리로스 大 3만5000원 小2만5000원 ▲오리주물럭 大3만5000원 小2만5000원. ☎042(546)5252.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160석 전용주차장

우리집 자랑

“모든 것이 그렇지만 음식은 특히 프로 세계와 똑같아요. 열 번 잘하다가도 한 번 실수하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죠.”

그만큼 ‘드리오리’의 주인 조영만씨는 음식에는 결코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그래서 가격부담이 좀 더 되더라도 직영계약한 농장의 오리만 사용하고 고춧가루, 배추, 양파 등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만을 고집한다.

“예전부터 특별한 나만의 오리요리를 만들고 싶었다”는 조씨는 “앞으로도 더 맛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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