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이나 묵은 한국기록을 두 개나 갈아치우며 한국 여자 육상의 희망으로 떠오른 김하나(24·안동시청)가 제90회 전국체전를 가장 빛낸 선수로 선정됐다.

경북 대표로 출전한 김하나는 대회 마지막 날인 26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한국체육기자연맹 기자단 투표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1980년 제61회 체전부터 MVP를 뽑기 시작한 이후 육상 단거리 종목에서 MVP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 선수가 MVP로 선정된 것은 2004년 박성현(양궁) 이후 5년만이다.

지난해까지 육상에서는 모두 10차례 MVP가 배출됐지만 모두 마라톤을 비롯한 장거리 종목이나 창던지기, 세단뛰기 등 필드 종목 선수들이 받았다.

대회 첫날인 20일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일반부 100m 결승에서 1994년 이영숙이 세운 한국최고기록(11초49)에 불과 0.1초 뒤진 11초5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관심을 끈 김하나는 다음날 벌어진 200m 결승에서 23초6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최고기록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박미선이 기록한 23초80으로, 23년 만에 이를 0.11초 앞당겼다.

김하나는 22일 400m 계주에서도 정순옥, 김태경, 김초롱(이상 안동시청) 등과 이어달려 역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나온 종전 한국기록(45초59)보다 0.26초 빠른 45초33을 기록, 이틀 연속으로 한국기록을 다시 쓰는 기염을 토했다.

김하나는 23일 열린 16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4관왕에 올라 일찌감치 대회 MVP 자리를 예약했다.

김하나는 “4관왕을 했을 때도 기뻤는데 MVP까지 선정돼 실감이 안 나지만 육상 단거리에서 처음으로 이 상을 받게 자부심을 느낀다”며 “기록 단축이라는 목표를 향해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나가겠다”고 말했다.

육상의 매력에 대해 “순간적인 힘을 발휘해 뛸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 김하나는 “개인적으로 100m, 200m에서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지만 팀이 400m 계주에서 아시아지역 대회에 나가 상위권에 입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름다운 미모와 단단하고 멋진 몸매를 갖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멀리뛰기에서 단거리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신기록 행진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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