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회 전국체전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 영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의 영광을 이어가며 건재를 과시한 스타들이 있는가 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실망을 안긴 이들도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 ‘효자종목’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역도 스타들은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거뜬히 금빛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여자역도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던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경기)이 여자 일반부 최중량급(75㎏이상급) 경기에서 예상한 데로 인상과 용상, 종합을 모두 석권했던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재혁(강원)과 은메달리스트 윤진희(강원) 등이 각각 남자 일반부 77㎏급과 여자 일반부 58㎏급에서 3관왕에 올랐다.

올림픽에서 발목 부상에도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는 투혼으로 감동을 선사했던 이배영(아산시청)도 남자 일반부 69㎏급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윙크 세레머니’의 주인공인 올림픽 스타 배드민턴의 이용대(전남)와 이효정(부산)도 각각 남자 일반부와 여자 일반부 개인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남자 사격의 간판 진종오(강원)도 남자 일반부 50m권총과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여전한 실력을 뽐냈다.

반면 올림픽에서 한국의 ‘전통의 메달밭’ 역할을 해냈던 양궁 대표선수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성현(전북도청)은 여자 일반부 30m와 70m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에서 3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고, 윤옥희(경북)와 주현정(울산)은 개인전에서 모두 초반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남자 일반부에서도 박경모(공주시청)가 개인전 동메달을 따냈을 뿐 임동현(충북)과 이창환(경남)은 모두 개인전에서 중도 탈락하고 말았다.

태권도에서 페더급에 출전한 손태진(울산) 역시 1회전에서 탈락해 체면을 구겼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가장 큰 실망을 안긴 베이징올림픽 스타는 유도의 왕기춘(경기)이었다.

왕기춘은 남자 대학부 73㎏급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17일 폭행 사건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은 뒤 연락을 끊고 잠적해 결국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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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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