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회 대전 전국체육대회

‘로봇과 인간의 만남.’

한국과학기술의 결정체 로봇 휴보와 최연소 양궁 국가대표 곽예지(대전체고 2년)가 신기전의 점화선에 불을 붙이자 불화살들이 밤하늘로 치솟으며 제90회 전국체전 시작을 알리는 성화가 점화됐다.

역대 대회 처음으로 로봇과 인간이 최종 점화자로 나선 제90회 전국체전 개회식이 20일 오후 5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7일간의 열전을 선포했다.

‘마음을 하나로! 대전을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막을 올린 이번 체전은 전국 16개 시·도와 해외동포 2만5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고향의 명예를 걸고 메달 레이스를 펼친다.

개회식에는 정운찬 국무총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박성효 대전시장 등을 비롯해 대전시민 등 2만여 명이 참석해 열전을 벌일 선수들을 격려했다.

유인촌 장관의 개회선언에 이어 선수단 대표 정창영과 최진아의 선서 등이 이어지자 성공적인 체전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치사를 통해 “내년에는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개최돼 이번 대회가 경기력 향상에 새로운 시작이 되고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룬 쾌거가 내년 국제대회에도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이제 우리는 체육 강국을 뛰어넘어 체육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며 “승자와 패자가 함께 어우러져 경기력뿐 아니라 스포츠 문화에서도 선진국이 되자”고 당부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90년 역사의 전국체전으로 한국이 세계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며 “선수단 전원이 이번 체전을 통해 세계 정상의 꿈을 키워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대전을 찾아주신 선수와 임원, 국내외 동포 여러분을 150만 시민과 함께 뜨겁게 환영한다”며 “수준 높은 전통문화와 첨단과학이 어우러진 대전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실현하는 녹색성장의 도시로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는 곽예지와 함께 성화 최종주자로 나선 로봇 휴보.

한국과학의 산실로 KAIST가 개발한 휴보는 대전이 배출한 세계적인 신궁(神弓) 곽예지와 함께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항공우주연구원 박사와 과학 신동 송유근 군으로부터 성화를 넘겨받아 조선시대 로켓인 신기전의 점화선에 불을 붙였다.

신기전에 설치된 불화살들이 밤하늘로 발사되자 수백 발의 축포가 일제히 터지며 우주선 모형의 성화대에 힘찬 불길이 솟아올라 이날 행사는 절정을 이뤘다.

공식행사 뒤 녹색의 도시 대전을 표현한 ‘미래도시의 모습’이란 주제의 초대형 뮤지컬이 개막돼 밤하늘을 수놓은 수만 발의 화려한 축포와 함께 녹색 자연을 살리려는 초록요정의 공중 와이어쇼가 이어져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송영훈 기자 syh0115@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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