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기록은 다음에

제 90회 전국체육대회 역도 여자 75㎏ 이상급 경기가 열린 대전 중일고체육관.

출전 선수 12명 중 11명이 용상 3차 시기까지 마치고 이제 마지막 한 선수가 자신의 차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

이때까지의 인상 1위는 157㎏을 들어 올린 울산대표 이희솔(한국체대·20).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선수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인상과 용상, 합계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이 체급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6·고양시청).

용상 3차시기에 170㎏을 신청한 장미란은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바벨을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장미란의 금메달은 누구나 예상했듯 ‘따 논 당상’이었다. 애초부터 이날 경기는 장미란의 금메달 획득 여부보다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고양 2009 세계역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세계신기록 달성여부에 관심이 쏠렸었다.

금메달을 확정지은 장미란은 2차 시기에서 180kg도 가뿐히 들어올렸다.

기세를 올린 장미란은 3차 시기에서 지난 2008년 8월 16일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 용상 세계기록(186㎏)보다 1㎏무거운 187㎏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어깨 위까지 바벨을 들어 올리는 용상 첫 번째 동작 클린까지는 성공했지만 다시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중심을 잡지 못해 바벨을 놓치고 말았다.

지난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작성한 세계기록인 합계 326㎏(인상 140㎏+용상 186㎏)에는 16㎏ 못 미쳤다.

인상에서도 130㎏을 들어 1위를 한 장미란은 7년 연속 전국체전 3관왕에 올랐다. 원주공고 재학 시절인 2000년 제81회 전국체전 여고부 75㎏ 이상급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이후부터 체전에서만 금메달 29개를 목에 걸게됐다.

이에 장미란은 “전국체전은 우리나라의 큰 축제인 만큼 연속메달에 남다른 감회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신기록 달성 실패에 대해서는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실패했지만 어찌됐든 계획한 것을 이루지 못한 것에 책임을 느낀다”며 “선수권대회에서는 신기록을 달성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들뜨기보다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오늘의 경험을 통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체전에서 310㎏을 들어올리며 성공적인 모의고사를 치른 장미란은 다음달 20일 경기도 고양에서 개막하는 2009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대회 4연패에 도전한다.

김수영 기자 swimk@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