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거리 자존심 지켰다

남자 육상 100m 한국신기록에 도전했던 대전 대표 전덕형(26·대전시체육회)과 김민균(충남대 2년)이 아쉽게 기록갱신에는 실패했으나 나란히 일반부와 대학부 정상에 오르며 ‘가장 빠른 사나이’의 명성을 지켰다.

전덕형은 20일 한밭운동장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전 남자 육상 100m 결승에서 10초49를 기록하며 2위 임희남(광주시청)을 0.15초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200m, 400m 계주, 1600m 계주 등 4종목에 출전해 다관왕에 도전중인 전덕형은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 응원단을 향해 “한 건 해냈다”며 힘차게 외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 이어 100m 2연패를 거두는 등 출전 대회마다 단거리 국내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전덕형은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한국신기록을 갱신하고 싶은 욕심은 어느 때보다 많았는데 몸상태가 좋지 않아 아쉬움이 많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30년간 깨지 못한 100m 한국신기록 갱신을 또 다시 미루게 돼 대전시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신기록 갱신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육상 단거리의 기대주 김민균도 대학부 100m 결승에서 10초53을 기록 최대 라이벌인 여호수아(성결대 4년)을 0.09초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달 열린 제63회 전국대학대항 육상경기대회 100m에서 국내 기록 가운데 여섯번째로 빠른 10초48을 기록, 한국신기록 갱신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김민균은 “뒷 바람이 도와주길 바랬는데 바람이 없어 좋은 기록은 내지 못했다”며 “이번 대회는 어느 대회보다 열심히 준비해왔고 라이벌인 여호수아 형을 이겨 만족한다”고 말했다.

대전체고 당시인 2007년 전국체전부터 3년 연속 전국체전 100m 정상에 오른 김민균은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해 한국신기록 갱신에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며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성공개최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979년 9월 서말구씨가 세운 100m 한국신기록인 10초34은 30년간 깨지지 않은 마의 장벽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대전육상의 메카인 충남대의 송용호 총장을 비롯해 대학 관계자와 대전의 육상인 전원이 참가해 전덕형과 김민균 중 한명이 기록 갱신에 성공해 전국체전의 시작을 화려게 장식하길 학수고대했으나 두 선수 모두 우승한 것에 만족했다.

송영훈 기자 syh0115@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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