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에너지 소비와 그에 따른 CO₂배출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은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CO₂의 배출 감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어젠다로 채택하고 CO₂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확정 발표한 ‘2030 신재생에너지 보급 기본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총 에너지 소비의 11%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에 따른 CO₂저감 예상량은 약 8100만 톤으로 국내 CO₂배출 저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보급에 의한 CO₂저감량 중 바이오에너지에 의한 CO₂저감 기여율은 약 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 또는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다른 신재생에너지 기술과는 달리 바이오에너지는 동·식물 등의 유기물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에너지를 직접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재생에너지원이다. 즉 바이오에너지는 계속 자라는 식물을 원료로 사용하므로 자원 고갈의 문제가 없으며 바이오에너지의 사용에 의해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다시 흡수되므로 이산화탄소 배출도 매우 적다. 또한 바이오에너지는 타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가용량이 매우 커서 당분간 신재생에너지 보급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네스코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의 바이오에너지 생산 잠재량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석유의 고갈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특정 지역에 자원이 편중돼 있는 석유와 달리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인 음식 쓰레기, 축산 폐수, 하수 슬러지 등의 유기성 폐기물과 간벌재, 폐목재 등 농·임산 부산물 그리고 잉여 농산물 등은 대부분 지역에서 활용 가능하므로 석유 자원이 부족한 많은 국가들이 바이오에너지 산업의 육성에 관심이 많다.

국내외에서 개발 중인 바이오에너지에는 난방 등 열에너지 활용 목적으로 우드칩, 목질 펠릿 등의 고형 연료, 폐기물을 분해해 생산한 바이오가스(메탄) 등의 기체연료 그리고 차량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등의 액체 연료가 있다. 바이오에너지의 경우 과거에는 활용이 용이한 열 또는 전기 에너지 생산에 많이 이용됐으나 최근 태양열, 지열, 태양광, 풍력 등의 다양한 재생에너지가 보급됨에 따라 이러한 재생에너지의 직접 적용이 어려운 수송 부문에서 활용 가능한 액상 연료로 점차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리 실정에 맞는 바이오에너지 기술들이 개발됐지만 낮은 경제성 때문에 산업의 육성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음식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의 처리가 현안문제로 됨에 따라 바이오가스화 기술이 개발됐지만 미흡한 경제성으로 인해 주 수요자인 지자체의 회피로 보급이 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유기성폐기물의 에너지화에 의해 생산된 전기에 대한 발전 차액 지원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바이오가스의 전기에너지로 이용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산림 간벌재 등 폐목재를 고형연료로 가공해 보일러 등에 사용하는 방안도 지자체에서 목질 펠릿 보일러 구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함에 따라 일부 보급이 시작됐다. 그리고 고유가와 기후변화 대응이 현실 문제로 다가옴에 따라 정부의 바이오연료 보급 지원 정책 시행에 따라 바이오디젤 혼합 경유의 전국 보급은 시작됐으며 바이오에탄올의 휘발유 차량 연료 사용에 대한 실증 평가도 완료됐다. 이러한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바이오에탄올 혼합 휘발유의 보급을 희망하는 지자체를 선정하여 에탄올 혼합 연료를 시범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의 빈약한 바이오매스 부존량을 고려할 때 바이오에너지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원료인 바이오매스의 안정적 수급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자원의 효율적 수거 체계 구축과 아울러 국내기업들이 추진 중인 해외 플랜테이션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바이오매스자원 개발사업을 해외 유전 개발사업과 같은 맥락에서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바이오에너지기술은 다른 신재생에너지기술의 직접 적용이 어려운 수송 부문에서 적용 가능한 수송용 바이오연료 기술 중심으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보급 중인 곡물 원료 기반의 1세대 바이오연료의 원료 수급 불안정성 문제가 있으므로 비식용 바이오매스인 목질계 원료로부터 생산되는 2세대 바이오연료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2세대 바이오연료기술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과제인 고유가, 온실가스 감축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망한 기술로서 해외 선진국들에서도 2010년대 중반 실용화한다는 목표하에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우리도 선진국의 2세대 바이오연료 R&D 연구의 벤치마킹 및 연구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2세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술이 빠른 시일 안에 실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본부 강용혁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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