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인물화 어떻게 변해왔나’ 엿보기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연지계회도’, ‘ 사궤장연첩’, 이시방 선생 초상화.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연지계회도’, ‘ 사궤장연첩’, 이시방 선생 초상화.
보물 제 1482호인 이시방(1594-1660) 초상은 인조반정에 참여한 공으로 정사공신에 녹훈된 30세의 젊은 모습을 담고 있다.

17세기 초반의 전형적인 공신도상(功臣圖像) 형식과 화법을 보여주는 이 초상은 그 조형미 또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역사적으로는 물론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시방 초상을 비롯해 품격 높은 조선시대 인물화와 중요 유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대전 국제우주대회(IAC) 총회와 전국체전을 기념한 특별전시회인 ‘연안이씨(延安李氏) 기탁유물 특별전’이 12월 15일까지 대전향토사료관에서 열리는 것. 특히 이시방 초상은 보존처리 된 후 대전시민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4월, 소장자인 이종억 씨는 초상 초본(草本)을 포함한 또 다른 이시방의 초상 4점을 비롯해 족보와 고지도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고문서 약 300여 점을 대전시에 영구 기탁했다.

그가 대대로 내려오던 집안의 가보이자 국보급 유물을 대전에 기탁하게 된 것은 연안 이씨 집안이 대전과 맺은 특별한 인연 덕분이었다.

연안 이씨 집안이 대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시방의 6촌으로 병자호란 당시 강화에서 순절한 이시직(李時稷)의 6대조인 이석형이 은진 송씨 송유의 증손인 송여해의 딸과 혼인해 회덕에 거주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또한 대덕구 송촌동에는 문화재자료인 병자호란 때 강화도에서 순절한 충목공 이시직의 정려가 있어 대전과의 특별한 관계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삼부자 초상화가 과거 공주의 성봉서원(盛峯書院)에 봉안되었다가 흩어졌던 것을 다시 한자리에 모은 전시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보물 이외에 유복본(儒服本) 등 이시방 초상화 5점은 시유형문화재 제38호로 일괄 지정되었는데, 이번 전시회는 이시방이라는 한 인물의 전신상·반신상·초본 등을 시대변화와 함께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이다.

숭례문 앞 홍사효(洪思斅)의 집에서 열렸던 기로회를 기념하여 그린 ‘연지계회도’, 이시방이 제주목사로 있을 때 지은 시첩인 ‘서봉시적’ 등 희귀한 유물들이 함께 전시되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울러 을사오적 처형상소를 올리고 홍주에서 의병항쟁을 주도하고 순국한 이시방의 9대손인 복암 이설(李楔·1850-1906) 선생의 자료도 전시된다.

양승률 향토사료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회는 보물급 초상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항일지사인 선생의 상소, 홍패, 복암집 등 관련 유품을 통해 대전·충청 지역의 한말 애국정신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 042(580)4359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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