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태·삶의 모습 총체적 조명…천리 물길 대장정 마무리

① 1910년 연기군 조치원읍 본정통. 대로 가운데에 말과 마차가 보이고, 왼편에는 인력거도 눈에 띈다. 당시 조치원의 발전상을 말해주는 듯하다. ② 1959년 조치원을 방문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조치원역에 모인 인파들. 지역민들이 ‘이승만 박사 만세’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만세를 외치고 있다. ③ 1937년 금남초등학교 교실 풍경. 까까머리를 한 초등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게 없어 보인다. ④ 1960년대 미호천 나룻배와 여인. 한복을 곱게 차려입는 여인이 오랜만에 친정에라도 가는 듯 행복한 표정이다.
① 1910년 연기군 조치원읍 본정통. 대로 가운데에 말과 마차가 보이고, 왼편에는 인력거도 눈에 띈다. 당시 조치원의 발전상을 말해주는 듯하다. ② 1959년 조치원을 방문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조치원역에 모인 인파들. 지역민들이 ‘이승만 박사 만세’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만세를 외치고 있다. ③ 1937년 금남초등학교 교실 풍경. 까까머리를 한 초등학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게 없어 보인다. ④ 1960년대 미호천 나룻배와 여인. 한복을 곱게 차려입는 여인이 오랜만에 친정에라도 가는 듯 행복한 표정이다.
금강의 물길과 역사, 문화, 생태는 물론 금강에서의 삶의 모습까지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금강의 어제와 오늘’ 연기군 전시회가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연기군 연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지난 7월 금산을 시작으로 청양과 논산, 부여, 서천, 공주에 이어 금강권 7개 시·군 순회 전시회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전시회.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축소·변경 음모에도 불구하고 연기지역을 대상으로 한 금강 살리기 행복지구 선도 사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

세계 일류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간직한 연기의 역사와 문화를 탐색하는 한편 주요 전시 작품을 소개한다.

원수산과 더불어 전월산 및 괴화산이라는 명산이 있어 삼산(三山)을 이루고, 동쪽의 금강과 북쪽에서 흘러내린 미호천이 어우러진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 연기군.

산과 물이 어우러져 수려한 자연을 빚어내고 있는 유서 깊은 땅, 풍광(風光)이 명미(明媚)한 삼산이수의 고장이 바로 연기군이다.

금강의 중류에 위치한 연기군은 일찍부터 금강과 더불어 문명이 발달한 곳이다.

금강 하류에는 공주의 석장리 구석기 유적이 있고, 상류에는 청원군의 비루봉 동굴 구석기 유적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또 봉기리와 석교리, 송용리, 신촌리, 용포리, 월산리 등 연기군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고인돌이 그 증거다.

이와 함께 금강을 끼고 백제부흥운동이 활발히 일어났고, 6·25 전쟁 때는 한반도 남쪽을 방어하기 위한 요충지 역할까지 했던 곳이다.

지리적으로는 충남의 동쪽에 위치해 있지만, 충청권 전체로 보면 중앙에 위치해 있다. 연기군의 동쪽은 충북 청원과 도계를 이루고, 북쪽은 천안시와, 서쪽은 공주시와, 남쪽은 대전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연기군은 어느 지역보다 교통이 편리한 곳이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교통망은 연기군을 관통해 전국으로 연결된다. 국도 1호선과 철도의 경부선이 지나고, 충북선 철도의 시발점이며, 경부·중부고속도로와 인접하고 고속절도가 연기군을 관통해 소위 사통팔달을 이루고 있다.

조선시대 가장 복잡한 거리인 아홉거리(‘구거리’라고 하며, 아홉갈래의 길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가 있는 곳이 바로 연기군이다.

금강과 금강의 제1지류인 미호천이 흘러 용수가 풍부하고 산은 높지 않아 목야지, 과수원으로서 농산물의 재배에 적당한 지역이다. 금강의 비옥한 토양에서 자란 복숭아와 쌀이 자랑거리다.

연기군의 금강은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충북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에서 발원해 청주의 무심천과 연기군의 조천 등을 이끌고 오는 미호천과 뜸봉샘에서 발원하여 호남 일원과 대청댐 그리고 대전의 갑천과 유등천을 이끌고 오는 금강 본류가 만나는 곳이 연기군 동면 합강리는 육상과 수상의 생태계가 한데 어우러지는 생태계의 보고다.

또 낮은 구릉과 농경지로 둘러싸여 비교적 인간의 간섭이 크지 않았던 덕분에 자연형 하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합강 습지는 국가습지보전사업관리단이 파악한 4대강 수계 하천습지 47개소 중 보전가치가 가장 높은 습지로 선정될 정도로 습지 모습을 원형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합정리 일대는 또 겨울철이면 1만6000여 마리의 철새가 머무는 내륙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금강하류에서 126㎞나 떨어진 연기군 부강까지 배가 다녔다고 전해진다. 부강 이상의 상류는 물의 흐름이 급하고 수심이 얕아서 선박이 오갈 수 없었다.

1900년대 초반 간행된 ‘한국토지농산조사보고’의 충청도편에 따르면 강폭과 수심에 따라 운항할 수 있는 선박의 규모도 달랐다. 하류지역은 700-800t의 대형선박의 운항했고, 강경에서 부여군 규암까지는 쌀 100석 정도를 실을 수 있는 선박이 운항했다. 규암에서부터 부강까지는 50석의 적재 한도를 지닌 소형 한선(韓船) 만이 운항할 수 있었다.

또 1910년 편찬된 ‘한국수산지’에 따르면 강경부터 부강까지는 순풍이 불 때는 하루만에도 도달했다고 한다.

지금은 도로가 잘 발달돼 강경에서 부강까지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지만, 1900년대 초반에 하루 만에 도달했다는 것은 엄청나게 빠른 셈이다.

삼산이수의 고장 연기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갖춘 금강을 활용해 무공해 산업인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도시로 탈바꿈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도내 유일의 군립공원인 서면 고복·용암리 일원 고복저수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삶과 자연이 하나되는 최고의 생태도시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고복저수지 일대는 주변의 빼어난 경관과 머루포도, 딸기, 복숭아 등의 우수한 농산물이 계절별로 생산되고 저수지 주변에 산재한 음식점, 기존 야외 수영장, 연기대첩비공원, 천년 고찰 비암사 등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한 관광명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금강의 어제와 오늘’ 연기군 전시회에서는 금강의 물길과 자연환경, 역사와 문화는 물론 삶의 모습까지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강을 따라 흐르는 애환과 추억, 사연과 설화가 담겨진 사진 속에서 금강 정신을 재발견하고 미래를 향한 가치까지도 탐색하길 기대한다.

한종구 기자 sunfl1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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