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새기는 마지막 역사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8·삼성전자육상단)의 마지막 마라톤 도전이 제90회 전국체전에서 마련된다.

삼성전자 육상단은 12일 충남 천안시 성거읍에서 태어난 이봉주가 “마지막 경기는 고향을 위해 뛰고 싶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이번 전국체전에 충남대표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이봉주는 21일 한밭운동장을 출발해 하소동을 돌아오는 마라톤 풀코스 42.195㎞를 완주한 뒤 오전 11시 30분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마련된 은퇴식에 참가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이봉주는 지난 7월부터 전국체전을 준비해왔다.

강원도 횡계에서 크로스컨트리, 오르막 훈련 등으로 기초체력과 지구력을 다졌고 최근에는 충남 공주에서 실전 도로훈련을 통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인환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은 “올해 상반기에는 나이 탓에 피로 회복 속도가 늦어 한계를 보이는 듯했지만 여름철 체력훈련을 거친 후 컨디션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힘든 훈련을 무난히 치러냈다”면서 “마지막 고비인 식이요법을 15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봉주는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마라톤 40차례를 완주하며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해왔다. 예산 삽교고 재학 시절 대전일보가 주최한 3·1 역전 경주대회에서 2등을 차지하면서 국내 육상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1990년 제71회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2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국제 대회였던 지난 3월 2009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16분46초를 뛰고 14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40회 완주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2000년 이봉주가 도쿄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7분20초는 9년째 한국 기록으로 남아 있다.

송영훈 기자 syh0115@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영훈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