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가치를 경영하라/심경섭 롯데백화점 대전점장

고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기업인들을 지금까지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고, 기업이 존속하는 한 계속해서 풀어야 할 숙제일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세스 고딘은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에서 고객이 새롭게 느끼는 뭔가를 찾는 것, 즉 보랏빛 소(Purple Cow)를 찾는 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책,『고객가치를 경영하라』의 저자인 이유재 서울대 교수와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는 이 보랏빛 소가 무엇인지, 즉 고객이 새롭게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을 더 해야 하는지 친절히 설명해준다.

책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객의 만족을 넘어 차별화된 진정한 고객가치창조를 위해서는 기업의 입장에서만 고객의 니즈(Needs)를 찾지 말고, 기업과 고객이 모두 주체가 되어 서로의 의사소통 가운데 진정한 고객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객이 최초에 브랜드에 빠져드는 짧지만 매우 중요한 순간인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 부터, 이후 고객들이 브랜드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대관리의 중요성,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의 방법,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기업이 장기적으로 고객생애가치를 높이는 방법 등에 대해 실무적으로 적용 가능할 정도로 친절히 설명해준다.

실상 유통업계의 현장에서는 이미 고객의 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 하지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저자의 지적대로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했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가슴을 열고 고객의 소리를 들으려 했던 노력이 불충분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통업에서 열린 가슴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이란 무엇일까? 유통업은 판매자와 고객의 직접적인 대면에 의한 의사소통으로 물건이 사고 팔리는 업종이다.

결국 고객과의 모든 의사소통은 영업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고객들은 판매하는 직원이 자신을 진심으로 주인처럼 대하는 것과, 판매를 위한 감언이설을 하는 것에 대해 정확하게 구분하여 느낄수 있다.자신이 찾은 매장에서 자신이 주인대접을 받지 못할 때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유통업 종사자들이 자칫 착각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이 부분, 매장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이다.

매장은 직원들에게는 하루종일 머물러 일하는 공간이지만, 고객들에게는 잠깐 들리게 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매장이라는 본질은 잠깐 들린 고객이 편안하고 즐거운 쇼핑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즉, 매장의 주인은 고객이며, 매장은 철저하게 주인인 고객들을 위해 구성되어져야 한다.

고객을 주인으로 모시고 섬기는 일은 매장과 상품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고객의 관점으로 바꿔가는 것이며, 철저한 고객 분석을 통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직원들의 눈높이를 맞춰가는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고객이 원하는 Needs가 무엇인지를 알수 있게 되고, 고객과 열린 가슴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대전지역의 모든 유통업체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고객을 진정한 주인으로 섬기는 자세를 견지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지역의 대형유통업체의 서비스가 보다 높은 차원으로 올라서게 되면, 결국 우리들의 주인인 지역민들이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의 매장을 찾게 될 것이고, 나아가 지역의 유통업계의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심경섭<롯데백화점 대전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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