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출한 밤, 야식이 생각날 때 떠오르는 대표음식은 단연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인 족발이 아닐까? 대표적인 야식음식이자 외식음식인 족발은 우리에게 친근한 대중적인 음식이다.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족발의 껍질과 관절내의 연골의 쫄깃쫄깃한 부분에는 젤라틴 성분이 풍부해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에게는 더없는 건강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족발도 다 같은 족발 맛이 아닌 법! 남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뛰어난 족발 맛을 자랑하는 음식점 중에서도 족발의 넘버원은 따로 있다. 대전 서구 탄방동 개나리아파트 후문 앞에 위치한 ‘유황족’은 쫀득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느낄 수 있어 한번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해 매일 저녁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보통 10여분씩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 ‘유황족’의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족발부터 다르다. 충남 논산 연산의 농장과 직거래로 생후 4개월부터 유황을 먹여 키운 유황돼지의 족만을 사용해 고기는 쫀득하고 누린내가 나지 않는 깔끔한 맛이 특징, 여기에 각종 과일과 양파, 대파는 물론 한약재를 넣고 하루 3번 푹 삶아 내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된 점이다. 또한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일반 족발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풍성하게 나오는 상추에 족발 한 조각을 집어 들고 새우젓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담백한 살결과 부드러운 비계가 혀끝에서 사르르 해체되는 느낌이다. 여기에 은은한 한약재 향까지 족발에도‘웰빙’이 따로 없다. 방금 삶아 올린 족발은 살코기는 물론 기름기가 많은 비계부분까지 부드럽게 넘길 수 있어 이런 맛과 식감은 배달 족발과는 엄연한 차이를 보인다. 또 일반 족발집들은 앞발과 뒷발을 섞어 팔지만 이집에서는 족의 앞발과 뒷발로 나눠 판매하고 있다. 맛의 차이는 거의 없지만 앞발부분이 지방과 살코기 부분의 조화가 더 잘돼 있어 조금 더 부드럽다. 크기도 더 커 보통 앞발은 대자로 뒷발은 중자로 판매한단다.

하나 더, 이집에 와서 꼭 먹어봐야 할 것이 쟁반국수. 오이, 당근, 배 등 7가지의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푸짐하게 썰어 넣어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족발 한점곁들이니 쟁반국수의 새콤달콤한 싱그러움과 부들부들한 족발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선사하는데 소주 한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유황족 앞발 大 2만3000원 中 2만원 ▲유황족 뒷발 中 1만8000원 小 1만6000원 ▲미니족발 7000원 ▲쟁반국수 8000원 ▲해물파전 8000원. ☎042(471)3400. 글·사진 조남형 기자 cuba1024@daejonilbo.com 30석 가게앞 주차

<우리집 자랑>

“제가 식당 다니면서 보기 안 좋았던 것만 안하면 된다.”

음식을 만드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묻는 질문에 ‘유황족’ 주인 정은수씨는 의외로 간단한 답을 내 놓는다.

“여러가지 성의 없이 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내놓고, 재료가 남는다고 어제 쓰던 것 오늘 다시 쓰지 않고, 손님들 진심으로 친절하게 대하고….”

족발을 썰며 환하게 웃는 정씨의 모습에 정직함과 음식에 대한 정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구태여 화려하게 꾸미지도 떠벌리지도 않는 소박함이 이집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을 더욱 편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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