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공단·코레일 국감

4500억 규모의 자기부상열차사업이 핵심신호기술을 일본기술에 의존, 국가연구개발사업의 목적을 퇴색시키고 있다.

또 전철역 건축마감재에 대표적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철도역사가 국민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국회 국토해양위 김성순 의원(민주당)은 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감에서 “철도공단이 제출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 입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열차신호 핵심기술을 국산화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고 일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자기부상열차사업은 지난 2004년 대통령 주재 국정과제회의에서 추진이 결정됐고, 2007년 1월 사업단이 발족해 본격 실용화사업이 진행됐다. 이어 올 초 국산기술을 개발한 로템과 일본의 교산과 합작해 기술이전을 하기로 한 대우엔지니어링이 입찰에 참가했고, 결국 대우엔지니어링이 낙찰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대우엔지니어링은 일본의 교산과 MOU를 체결해 일본으로부터 자기부상열차의 핵심신호기술을 이전받을 것을 전제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이 기술이전을 해 줄지 의문이고 기술이전 MOU는 단지 협약서에 불과한 것이지 계약서와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 국감에서 윤영 의원(한나라당)은 “코레일이 관리하고 있는 경부선, 일산선, 경원선, 중앙선, 경인선, 안산선 등 지상 역에 대한 석면 함유실태 자체조사 결과, 수도권 전철역 108개 역에서 석면 포함이 추정되는 건축마감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석면 포함이 추정되는 건축마감재는 108개 수도권 전철역의 천장과 벽, 바닥 등에 사용됐으며, 전체 역사 면적의 9%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의원은 “이 같은 석면 검출에 대해 코레일은 2010년 용역조사를 실시하고 2011년 이후에나 교체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국민과 철도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시급히 석면이 사용된 마감재에 대한 교체작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철도 공사현장에서의 안전관리도 미흡해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길부 의원(한나라당)은 “철도 관련 공사현장에서 최근 3년간 72명의 사상자(사망 33명·부상 39명)가 발생하는 등 안전관리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철도 공사현장의 안전사고는 ▲2007년 24건(사망 9명·부상 11명) ▲2008년 34건(사망 12명·부상 18명) ▲2009년 9월 현재 23건(사망 12명·부상 10명)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 의원은 “특히, 열차 운행선 인접공사가 잇따르고 있고 이로 인한 열차 운행 지연·중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철도공단은 안전사고,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철저한 지도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아 기자 jia100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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