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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앵글에 담은 남다른 금강사랑

2009-10-07기사 편집 2009-10-07 06:00:00     

대전일보 > 정치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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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찍은 사진 수백점 기증 신건이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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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만, 필리핀 등 아름답다는 곳은 모두 다녀봤지만, 우리나라의 금강만한 곳이 없습니다. 다른 곳은 언제가도 비슷하지만, 금강은 갈 때마다 새롭거든요.”

대전일보와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주최한 ‘금강의 어제와 오늘’ 공주시 전시회를 위해 자신이 한 평생 찍은 사진 수 백점을 기증한 사진작가 신건이(76) 선생은 금강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지난 60년 동안 대전·충남지역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찍은 사진의 주인공이 대부분 금강이기 때문.

그래서인지 금강과 더불어 살아온 주민들의 생활상이나 금강에 살고 있는 풀과 나무, 물고기 등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충청도는 금강을 빼면 할 말이 없습니다. 금강이 있었기 때문에 백제가 있을 수 있었고, 오늘의 충청도가 있을 수 있는 거죠. 금강이야말로 하늘이 충청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

사진관을 운영하신 아버지 덕에 그는 한글보다 사진 찍는 법을 먼저 배웠고, 연필보다 카메라를 먼저 잡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20살 무렵.

젊은 시절 돈이 없어 멀리 가지 못하고 인근의 공주의 금강과 계룡산을 찍기 시작한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금강과 계룡산을 찍고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금강을 몇 바퀴를 돌고, 계룡산을 몇 번을 올랐는지 셀 수도 없습니다. 더 이상 힘이 없어 카메라를 들 수 없는 그날까지 금강을 찍을 생각입니다.”

한 평생 금강을 카메라에 담은 노(老) 작가는 그러나 금강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금강하굿둑으로 인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서 형성되는 광범위한 기수역이 사라지고, 대청댐으로 인해 중·하류의 물고기가 상류로 올라가지 못하면서 수천년을 이어온 금강이 파괴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봤기 때문이란다.

또 산업화와 도시화가 만들어 낸 각종 오염물질이 금강으로 흘러들어가면서 고기를 잡고 멱을 감던 아름다운 모습을 더 이상 카메라 앵글에 담을 수 없게 됐다.

그는 “금강을 되살리는 일이야 말로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아름다운 자연을 그 상태 그대로 후손들에게 넘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은색 빵모자 사이로 보이는 그의 하얀 머리카락과 깊게 패인 주름은 유유히 흐르는 가을 금강의 물결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한종구 기자 sunfl1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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