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사설 읽으니 논리·어휘 ‘박사’

신문을 오려 환경신문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
신문을 오려 환경신문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
부여 백제초등학교는 6학년 학생들은 신문의 사설(社說)을 읽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독서를 위해 마련된 아침 자율학습 시간을 사설읽기 시간으로 정한 것이다.

고학년이라해도 초등학생들이 사설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 사설을 접했을 때는 어려운 단어와 주제때문에 학생들이 힘들어했다. 그러나 단계별로 사설을 이해하는 NIE(Newspaper In Education·신문활용교육) 지도를 거친 결과 이제는 모두가 사설에 대한 거부감 없이 적극적으로 읽고있다.

처음에는 사설 속의 핵심낱말과 핵심문장을 찾아보는 활동을 통해 사설의 구조를 파악하는 지도를 했다. 사설에는 한자어가 많이 등장해 학생들이 모르는 단어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을 펴 놓고 모르는 단어를 일일이 찾아가는 수고 끝에 이제는 어휘력도 몰라보게 늘었다.

논술지도 중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가 중심문장을 파악하는 것이다. 사설의 경우 짧은 글 속에 주장과 사실이 분명히 나타나 있어서 그 구조를 파악하다보면 저절로 논리적 구조를 익히게 된다. 그 후에는 사설을 요약해 적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보기도 한다.

신문의 사설은 그야말로 사회의 ‘핫이슈’를 다룬다. 사설을 읽음으로써 쏟아지는 수 많은 정보들 속에서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주목받는 사안들을 골라 접할 수 있다. 또 특정사설이나 현안에 대해 찬반 토론을 벌이며 말하기 능력도 키운다.

백제초 김응길 교사는 “실적 중심의 논술교육이 아닌 공부 자체가 즐거운 논술시간이 되도록 학생과 교사 간에 토론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제초는 사설활용 뿐아니라 ‘쉽게 풀어가는 백제논술’이라는 주제 아래 학생들이 쉽고도 즐겁게 논술 능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논술교육은 평생의 독서습관과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초등학생 시기에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책을 접한다가 되려 질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백제초에서는 학생의 발달단계와 학년과정에 맞는 체계적인 논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먼저 1-2학년은 주제와 조건이 있는 글쓰기가 어려운 시기이르모 독서가 즐겁다는 인식을 주는데 주력한다. 또한 한글을 익혀가는 시기이니 만큼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기초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지도하고 있다.

3학년부터는 읽기를 통해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독해가 가능하므로 다양한 주제와 테마가 있는 독서를 통해 책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핵심 키워드를 찾아가는 능력을 키워준다.

4학년은 가치관이 형성되기 시작하여 나와 다른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기에 진정한 의미의 토론이 가능해지는 시기이다. 따라서 과학, 역사, 철학, 문화, 시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테마별 독서가 필요하다.

5학년부터는 자기주장을 가지고 설득해내는 능력을 함께 길러주어야 한다. 독서와 함께 말하기, 연설, 강연 등의 다양한 말하기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6학년은 역사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를 시대별로 기록한 통사위주로 다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 교사는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토론하며 표현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며 “이러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독서를 통해 세상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고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주변 세계를 바라보며 자신 의 생각과 느낌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영 기자 swimk@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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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백제초 학생들이 사회의 ‘핫이슈’를 다룬 신문의 사설 내용을 요약하고 있다. 사진=부여 백제초 제공
부여 백제초 학생들이 사회의 ‘핫이슈’를 다룬 신문의 사설 내용을 요약하고 있다. 사진=부여 백제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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