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기증 유승광 충남조선공업고 교사

“가장 쉽고 재미있는 역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역사입니다. 아이들이 서천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 자료로 모은 사진이 지금은 수만 장이나 됩니다.”

서천의 충남조선공업고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면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서천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승광(49) 교사.

대전일보와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주최한 ‘금강의 어제와 오늘전’ 서천군 전시회를 위해 자신이 소중하게 간직해 온 사진을 내놓은 유 교사는 사진은 ‘살아 숨쉬는 역사 교과서’라고 강조했다.

그가 서천지역의 옛 사진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부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역사를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갖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사진을 활용한 교육을 결심했다는 것.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구요. 역사적 상황을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사진 몇 장만 보여주니까 쉽게 이해하는 게 신기했죠. 저는 지금도 다른 후배 역사교사들에게 사진을 활용한 교육을 적극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옛 사진 모으기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알자’는 생각에 서천 사진 모으기로 승화됐고, 그 사진으로 인해 지금은 걸어 다니는 서천의 역사 교과서가 됐다.

그가 모아온 서천의 사진은 대부분 금강과 관련이 있다.

금강이 있었기 때문에 서천이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서천은 금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기수지역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마을이 형성된 곳입니다. 금강이 없었다면 서천도 없었겠죠.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찬란한 문화가 서천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가는 등 금강하굿둑이 생기기 전까지 서천은 충청도의 관문역할을 한 곳입니다.”

그러나 금강과 금강하굿둑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인터뷰 내내 환했던 얼굴이 금방 굳어지기 시작했다.

하굿둑으로 인해 서천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서천 지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는 “하굿둣 건설로 물이 순환되지 않아 수질 악화는 물론 환경 파괴 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정든 고향을 떠났다”며 “서천을 진정한 생태도시로 조성하기 위해선 하굿둑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수집한 서천과 금강에 대한 사진들을 모아 사진첩을 발간하고 싶다는 유 교사.

많은 사람들에게 깨끗했던 금강의 옛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한 역사 교사의 바램은 금강 살리기를 성공을 기대하는 충청인의 염원이 들어있는 듯 했다.

한종구 기자 sunfl1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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