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작부터 강팀과 대결

불과 몇 초마다 환희와 탄성이 교차했다.

제90회 전국체전 대진추첨이 열린 18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전국 16개 시·도 대표자 500여명은 추첨 결과가 나오는 순간마다 각기 다른 표정을 지었다.

대진추첨이 진행된 종목은 전국체전 전체 44개 종목 가운데 단체 16개, 체급 5개, 수영의 수구, 기록경기의 우슈, 시범 경기 당구 등 24개 종목.

대진추첨 결과가 목표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무체육관 전체에 긴장이 감돌았다. 참석자들은 시간단축을 위해 올해 소년체전부터 도입된 전자개폐 방식을 택하지 않고 직접 투표를 선택해 대진추첨에만 네 시간이 소요됐다.

추첨에 참여한 참석자들은 “제자의 시합인데 내 손으로 기(氣)를 불어 넣어야 한다”거나 “대진운만큼은 내 손이 가장 정확하다”면서 추첨 전부터 파이팅을 외쳤다.

1회전 부전승이라는 혜택을 받은 개최지 대전의 관계자들의 표정은 전반적으로 어두웠다.

무난하게 메달을 예상했던 종목이 1회전이나 2회전에서 강팀과 붙어 4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

하키의 경우 이번 체전에 대전 소속으로 출전하는 상무가 호적수인 성남시청과 1회전에서 만나 금메달 목표에 제동이 걸렸고 OB팀으로 구성된 여자일반부 하키팀도 강팀 목포시청과 1회전에서 맞붙게 돼 메달권 진입이 어려워졌다.

충남기계공고 정구부도 2회전에서 강팀인 서울과 광주의 승자와 대결하게 돼 4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고 대전대 정구부도 8강에서 대학부 2위에 해당하는 전남 순천향대를 만나는 등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대전디자인고 소프트볼은 전국체전 3년 연속으로 1회전에서 최강자 경남체육회를 만나는 불운을 당했다.

그러나 탁구, 테니스, 핸드볼, 우슈, 배구 등 단체종목과 체급종목인 씨름과 레슬링의 대진이 양호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웠다.

대전시체육회 관계자는 “정확한 분석을 해봐야 되지만 1회전 성적에 따라 목표인 3위 달성의 행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1회전부터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대전시민의 응원과 조직적인 후원으로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충남은 단체 11개, 개인 12개 종목이 부전승으로 2회전에 진출하는 행운이 겹치며 단체종목을 중심으로 대진운이 따랐다.

점수 비중이 높은 단체전 9종목, 14개 팀에 대진운이 따라줘 목표점수인 5만점 달성에 탄력이 붙었다.

단국대 럭비부, 홍익대 배구부, 충남도청 테니스팀, 천안중앙고와 논산여상 탁구부, 스쿼시 충남선발 등 6개팀은 대진추첨 결과만으로도 메달권에 진입했다.

단국대 여자 배구부와 아산시청 하키팀도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해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반면 메달을 기대했던 여자축구 일화천마는 강적 서울시청과 1회전에서 맞붙게 됐고 수구 남고부와 남자일반부, 서천여고 세팍타크로 등이 강팀을 만나는 불운을 당했다.

충남도체육회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대진결과가 좋아 목표인 4위 달성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만족해했다.

송영훈 기자 syh0115@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영훈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