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소통·문화·예술 공간 자리…도심 속 녹색광장 전국 유명세

전국에서 도심 속 녹색 시민광장 1호로 사랑받고 있는 ‘서대전 시민광장’.
전국에서 도심 속 녹색 시민광장 1호로 사랑받고 있는 ‘서대전 시민광장’.
전국에서 도심 속 녹색 시민광장 1호로 사랑받고 있는 ‘서대전 시민광장’은 시민들과 공무원, 한 개인 사업가의 헌신과 봉사로 만들어진 합작품이다.

수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탄생한 서대전 시민광장은 대전의 자랑으로 시민들의 의사소통 공간과 문화·예술, 휴식, 레저 공간으로 전국적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현재 1일 평균 500-1000명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연간 60여건에 가까운 문화·예술 행사와 공연, 각종 시민집회 등으로 연 평균 18만여명이 이곳에 발길을 들인다.

서대전 시민광장이 회색도시의 빌딩 숲에서 녹색의 생명을 잉태한 오픈 공간으로 굿굿하게 버텨오고 대전 시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뒤따랐다.

이곳은 1976년 충청남도 도시계획상 미관광장으로 고시되기 전까지는 군부대 보급창 자리였다. 76년 군부대가 이전하면서 모 그룹이 그 땅을 매입했고 같은 해 9월 김보성 대전시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시민들을 위한 미관광장으로 고시하고 거센 개발의 역풍에 맞섰다.

하지만 개인 소유지를 시민광장으로 조성하기 못하면서 흙무덤 분진과 모기, 파리, 악취, 콘크리트 잔해물 등으로 민원이 빗발친 데다 대통령이 직접 번화가 도심 한복판에 방치된 광장을 지적하면서 시민광장으로 변모가 시작됐다.

당시 대전시에서 공원 담당 사무관으로 재직했던 이상희(전 대전광역시 환경국장)씨는 “당시 정치적 논리 등에 의한 개발 유혹이 많았지만 10여년 이상 시민광장으로의 꿈을 지켜왔다”며 “대전 엑스포를 목전에 둔 1991년부터 시민광장으로 조성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시민광장 조성에는 이상희 씨를 비롯해 토지를 소유한 그룹의 헌신이 토대가 됐다. 대전일보에서도 시민광장 조성의 필요성을 주도적으로 보도하며 여론을 결집하는데 힘을 보탰다.

총 3만 1531㎡ 중 60% 가량인 1만 8144㎡(계룡로 인접)에는 잔디만 식재하고 나머지 국·공유지 1만 3396㎡에는 각종 편의시설과 나무를 심는 계획을 세우고 대전시와 토지 소유주가 무상사용 합의를 이뤄냈다. 잔디식재 비용은 토지 소유주가 부담하고 대신 종합토지세를 감면해주는 조건이 뒤따랐다.

이 계획에 따라 이곳은 1992년 6월부터 12월까지 시민광장으로 조성됐으며 도심 속 녹색 시민광장으로서 전국 수범사례로 알려지면서 아직까지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씨는 “서대전 시민광장이 조성되자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견학도 많이 왔다”며 “10년 이상을 지켜와 일궈낸 일이라 더욱 의미와 보람이 있는 결실 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대전 시민광장이 조성되기 전까지 대전역과 서대전역 광장에만 모이던 시민들이 서대전 시민광장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야외음악당과 잔디광장 등에서는 각종 문화·예술 공연과 행사, 집회 등이 연중 이어지고 있다. 2002 월드컵 당시에는 시민들의 열정을 한데모아 응원을 보내던 뜻 깊은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현재는 도심 내 열린공간으로 인근 복합상권을 형성하고 만남의 장소와 대단위 녹지 시설로 시민들에게 청량감을 제공하고 있다. 원도심 지역의 유일한 랜드마크적 명소로 시민들의 선호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 씨는 “서대전 시민광장 같은 곳은 아직도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만일 당시 개발바람에 휩쓸렸다면 고층 빌딩이 들어서 숨막히는 도심의 전형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해동 기자 happy2hd@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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