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산에서 바라본 강경시내’ 사진 속 주인공 최영소씨

28일 ‘금강의 어제와 오늘전’ 논산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논산문화예술회관에서 사진 속 주인공인 최영소씨가 옛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28일 ‘금강의 어제와 오늘전’ 논산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논산문화예술회관에서 사진 속 주인공인 최영소씨가 옛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신호철 기자
“50년대 강경의 모습은 70년대 서울 명동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28일 ‘금강의 어제와 오늘전’ 논산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논산문화예술회관으로 한 명의 노신사가 찾아왔다.

그는 전시회장의 수많은 사진들 중 60년대 강경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채운산에서 바라본 강경시내’란 제목의 사진 속 주인공인 최영소(70·대전 태평동)씨.

최씨는 40여년이 훌쩍 지난 그날을 비교적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제 형님이 회사에서 부상으로 받은 카메라가 있어서 평소 친하게 어울려 지내던 친구들과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한 친구가 이왕 찍을 거면 우리 마을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올라가서 찍어야 되지 않겠냐고 제안해서 채운산에서 찍은 겁니다.”

초등학교 동창생인 이들은 채운산에 올라 사진도 찍고 이날의 우정을 소중히 간직하자는 약속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명의 친구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다른 친구도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쉽다는 말을 전했다.

그가 기억하는 당시의 강경은 서울의 명동거리를 능가했다.

“60년대 후반에 우연히 서울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라는 명동엘 갔는데, 제가 자란 강경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정도로 강경은 대단한 도시였습니다.”

인구가 3만명이 넘고 하루 유동인구가 10만명에 달했으며, 장날이면 몸을 비집고 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이어 “지금은 비록 시골마을에 불과하지만 풍요로운 시절이 있었다”라며 “아름다운 논산이 제 고향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그의 고향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됐다.

그는 “논산과 강경에는 옛날 건물들이 아주 많아 문화재로 보존할 가치가 높고, 영화 촬영장소로도 제격이다”라며 “남아있는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보존하면서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종구 기자 sunfl19@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