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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열정이 다시 필요하다

2009-08-27기사 편집 2009-08-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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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카와 히데오와 첸쉐썬(錢學森).

일본과 중국의 우주개발사를 얘기할 때 이들을 빼놓고는 말이 안 되는 인물이다. 이토카와 박사는 일본 최초의 국산 로켓 ‘펜슬’을 고안한 과학자로 일본 로켓의 선구자로 불린다. 첸쉐썬 박사는 중국 로켓 개발의 아버지이자 핵미사일을 포함한 거대군사기술의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다. 이들은 동갑인데다 같은 미국 유학파라는 점등 과학자로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그들이 걸어간 길은 크게 달랐다.

두 과학자의 상이한 삶은 오늘날 일본과 중국의 우주개발 격차로 또렷이 드러난다.

이토카와 박사는 1995년 펜슬로켓의 수평발사와 해안에서의 발사시험이 거듭 실패하면서 정부의 예산삭감과 개인에 대한 언론의 공격 등으로 인해 우주개발에서 손을 떼고 말았다.

반면 첸쉐썬 박사는 중국정부가 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대단히 공을 들인 인물이다. 당시 국무원총리와 외교부장을 겸한 저우언라이(周恩來)가 그를 초빙하기 위해 미중 대사회담을 제안해 결국 귀환을 성사시켰다. 지난 2001년말에는 장쩌민 주석이 고령인 첸 박사의 자택으로 문안을 갈 정도로 극진한 예우를 했다.

기술력과 경제기반에서 중국은 일본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금도 국민 1인당 GDP는 약 860달러로 아직 세계 128위의 개발도상국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중국은 첸 박사의 지휘 아래 1970년 첫 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를 발사한 이래 지금까지 109차례 우주공간에 로켓을 쏘아 올렸다. 2007년에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우주유영을 실현했다. 2017년엔 달에 우주인을 보낸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중국은 이미 최첨단 산업의 총체적 집합체라 할 수 있는 우주개발에 분야에서 아시아의 최고가 되었다. 이런 중국의 저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그것은 바로 우주개발을 향한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 등 국력을 총 결집한 결과였다.

지난 25일 발사된 한국형 위성발사체 나로호(KSLV-1)가 목표 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사실상 실패다.” “ 절반의 성공이다.” 라는 논쟁에서부터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만큼 우주강국 진입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컸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싶다.

모든 과학기술의 역사가 그렇듯 우주개발 역시 실패와 도전의 반복 속에 발전해 왔다.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유럽 등 모든 우주강국들도 이 같은 실패를 겪었다.

우주강국의 대열에 이름을 올리려던 대한민국의 위대한 도전은 일단 미완의 성공으로 끝났지만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이유로 우주개발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국가 우주개발계획을 일제 점검하는 새로운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실패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먼저 기존의 전략에 불합리한 점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특히 나로호 발사 계획에서 드러난 기술종속의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발사가 연기되거나 중지될때마다 국내기술진은 러시아만 쳐다보는 상황을 되풀이 했다. 2006년 러시아와 맺은 우주기술보호협정에 따라 첨단기술을 제대로 이전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비교 사례에서 보았듯이 우주개발의 성패는 이 두 요소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정부는 2018년 순수 우리기술로만 KSLV-2를 쏘아올리고, 2020년 달 탐사 궤도선 발사, 2025년 달 탐사선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이 나로호 발사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계속해서 해야 할 일들이다. 우주 강국의 꿈을 기필코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그들의 열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과학자들에게 돌을 던질 것이 아니라 의욕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해줘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나로호의 정상궤도 진입 실패와 관련해 실패 대신 ‘절반의 성공’이라고 했다. 7전8기가 안되면 8전9기의 각오로 다시 도전하라고 했다. 나로호 발사를 위해 밤낮없이 연구개발에 전념해온 과학기술자들을 더욱 격려하라.”고 지시했다. 말로 그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그들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하는 것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내년 5월에 예정된 2차 나로호 발사 때는 탄식이 아닌 감격의 탄성이 대한민국에 울려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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