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눈에 비친 DJ-최태영 대전 홍인호텔 총지배인

속리산 호텔에서 근무당시 최태영 상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극진히 모셨다.<왼쪽>(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전대통령, 이용희 국회의원, 최 상무, 이진섭 총지배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5년 속리산 호텔에서 근무하던 최태영 영업과장에게 선물한 자신의 저서 ‘행동하는 양심’<가운데>과 친필.
속리산 호텔에서 근무당시 최태영 상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극진히 모셨다.<왼쪽>(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김 전대통령, 이용희 국회의원, 최 상무, 이진섭 총지배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5년 속리산 호텔에서 근무하던 최태영 영업과장에게 선물한 자신의 저서 ‘행동하는 양심’<가운데>과 친필.
-홍인호텔 최태영 총지배인 25년 전 일주일 인연

“언젠가 꼭 다시 만나보자고 말씀하셨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지역민들 사이에선 과거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과 인연들이 회자되며 잔잔한 여운을 주고 있다.

유성 홍인호텔 총지배인 최태영(60) 상무도 25년 전 김 전 대통령과의 ‘일주일간 동거’를 기억하며, 고인의 영면을 빌었다.

최 상무가 김 전 대통령을 대면한 것은 지난 1985년 6월.

당시 충북 속리산호텔에서 영업과장으로 재직했던 최 상무는 휴양차 호텔을 찾은 김 전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VIP급은 과장급 이상이 서브한다는 호텔 내부 규칙에 따라 김 전 대통령 내외 영접은 최 상무가 맡게 된 것.

최 상무는 조식과 석식을 챙기며, 인근 관광지를 소개하는 등 김 전 대통령 내외와 그렇게 일주일을 함께 했다.

최 상무는 “김 전 대통령은 휴양 기간 동안 종종 ‘힘들지 않나. 힘들어도 바르게 살아야 한다’며 격려해 주셨다. 떠나시는 날 아침에 ‘좋은 인연으로 만났다’며 당신이 쓰신 책을 주셨다”고 말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이 최 상무에게 선물한 책은 바로 ‘행동하는 양심’.

최 상무는 “신군부 시절 김 전 대통령의 책은 불온서적에 해당됐지만, 집으로 와서 틈틈이 읽었다. 이후 이 책은 인생의 바이블 이었으며, 40여년 호텔 인생의 지침서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과의 추억은 16년 뒤 2001년으로 이어졌다. 계룡스파텔에서 근무 중인 최 상무가 국군의 날 행사 참석차 유성을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을 보게 된 것.

최 상무는 “김 전 대통령이 너무 피곤해 보여, 옛 인연을 밝히지 못했다. 이렇게 돌아가실 줄 알았으면, 쫓아가서라도 뵈었어야 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최 상무는 대전시청 후문 분향소에서 그 분이 이루고자 했던 뜻과 삶의 발자취를 생각하며 옷깃을 여미었다. 그는 21일 “어려운 시대를 뛰어넘어 민주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셨던 국가 지도자를 잃었다”면서 “오는 23일 국회에서 열리는 영결식에 직접 참석해 고인의 영면을 기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세영 기자 sy6262@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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