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춘당 옛모습 찾기 사업

대전시는 지난 7월 22일 대덕구 동춘당 근린공원에서 박성효 대전시장 등 지역주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춘당 옛모습찾기 사업’기공식을 열었다.
대전시는 지난 7월 22일 대덕구 동춘당 근린공원에서 박성효 대전시장 등 지역주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춘당 옛모습찾기 사업’기공식을 열었다.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회덕동춘당(懷德同春堂·보물 209호)은 대전 유일의 국가지정 목조건축물이다. 우암 송시열과 북벌의 뜻을 함께한 조선시대 예학의 대가인 송준길(宋浚吉·1606-1672)선생의 호를 딴 이곳은 ‘늘 봄과 같다’는 동춘당의 뜻과 같이 봄에 오면 여기저기에서 꽃이 펴 아름답다. 동춘당 주변을 더욱 아름다운 명품공원을 만들기 위해 대전시가 지난해 7월 ‘동춘당 옛모습 찾기’사업을 발표한 이 후 근린공원 내 광장크기 문제 등 대덕구 동춘당 주변 주민들과 마찰이 계속돼오다 최근 극적으로 타협했다.

◇동춘당은 어떤 곳

조선 효종 때 대사헌, 이조판서, 병조판서를 지낸 동춘당 송준길 선생의 별당인 이곳에서 선생은 많은 인재를 양성했다. 동춘당은 조선시대 별당 건축의 한 유형으로 구조는 비교적 간소하고 규모도 크지 않다. 조선시대의 별당 건축의 한 표본으로 들 수 있는 동춘당은 들어열개문을 달아 문을 모두 들어 열면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의 차별없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다. 또 굴뚝을 따로 세워 달지 않은 것이 특징인데, 왼쪽 온돌방 아래 초석과 같은 높이로 연기 구멍을 뚫어 놓아 유학자의 은둔적 사고를 잘 표현하고 있다. 건물의 받침은 4각형의 키가 높은 돌을 사용했는데, 조선 후기의 주택건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양식이다.

이 곳에 걸린 현판은 송준길 선생이 돌아가신 6년 뒤인 숙종 4년(1678)우암 송시열 선생이 직접 썼다. 그 둘의 세월을 넘는 끈끈했던 우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업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

동춘당 공원은 지난 1999년 송촌택지개발사업 당시 은진 송씨들이 모여 살던 마을을 도심공원으로 조성했다. 이곳은 현재 약 1만 7000평으로 공원 후편에 운동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산림환경과 동춘당 앞 일대에 마당과 연못을 조성해 대덕구민은 물론 대전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은진 송씨 대종가와 역사학자 등이 “현재 동춘당 공원이 옛문헌 등에 나와 있는 본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며 “담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차단된 동춘당 고택이 공원과 한데 어우러지도록 하는 등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에 대전시는 지난해 국비 31억원과 시비 13억원 등 총 44억원을 투입해 옛모습 복원에 나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4월 동춘당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고시에서 현재 4492㎡ 규모의 광장을 1006㎡로 축소한다고 해 대덕구 주민들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대전시는 옛 문헌을 근거로 광장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주민들은 광장은 운동과 산책을 즐기는 구의 유일한 대규모 문화, 휴식 공간이자 동춘당문화제를 여는 장소이기 때문에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동춘당 공원은 어떻게 바뀌나

두 달 가량 타협점을 찾지 못했던 대전시와 대덕구 주민들은 지난 6월 광장의 크기를 3000㎡로 절충하고 송촌마을 아파트 3단지 앞에 있는 현재의 주차장과 관리사를 송촌동 주민센터 입구 쪽으로 이전하기로 타결했다.

또 고문헌을 근거로 옛 모습을 되찾고자 조성할 예정이던 약초밭은 식재 내용을 바꿔 일반화원으로 만들어 어린이들의 현장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고 지난 달 22일 기공식을 가졌다. 사업은 내년 6월 준공 목표로 올해말까지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옛모습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전통수종 개량, 기존 수림또 공원 내 지형을 평탄하게 만들고 연못지를 복원하는 등 생태습지와 산책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동춘당 공원의 품격과 맞지않는 일본식 나무는 다른 공원으로 옮겨 이식하고, 무분별하게 형성된 동춘당 진입로와 공원 뒤쪽의 수림대를 정비한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우암사적공원과 둔산 선사유적지 등 문화재적 고찰을 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지어진 곳을 거울삼아 동춘당 공원은 최대한 문화재와 어울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며 “동춘당이라는 특수성을 살리되 많은 사람이 올 수 있는 명품공원의 모습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시 관광문화재과 담당자는 “주민들과의 갈등 등으로 사업이 늦어졌지만 내년 6월 완공에는 맞출 수 있을 것” 이라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공원이 아닌 대전에 오면 꼭 한번 가봐야 할 명소이자 시민들이 자랑할 만한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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