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조선시대 선조와 광해군의 주치의였던 허준(1539-1615)이 선조의 명을 받아 1610년 집필했고, 이를 왕실의료기관인 내의원에서 1613년 목판으로 간행한 것이 동의보감이다.

당시 임진왜란으로 환자가 급증했지만 의원들이 처방의 뜻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약을 잘못 쓰는 경우가 많아지자 선조가 허준에게 백과사전식 의서를 편찬토록 한 것. 허준은 조선의학을 하나의 독립된 의학이라는 의미에서 이 책의 이름을 ‘동의보감’이라 명명했다.

국가가 주도해 편찬한 동의보감은 평민의 보건의료에 대한 책무가 국가에 있다는 근대적 이념을 반영하면서도 자세하고 정확한 치료방법 덕분에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전범이 됐다.

내경(內景), 외형(外形), 잡병(雜病), 탕액(湯液), 침구(鍼灸) 등 총 5편 25책으로 구성된 동의보감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물재료와 치료기술을 자세히 싣고 있으며,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한다는 양생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때문에 당시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으로 수출돼 큰 인기를 끌었다.

400여년 세월 동안 한국뿐 아니라 일본 및 중국 등지에서도 30여 차례 이상 간행돼 기초 연구서로 활용된 동의보감은 현대 의학 발전을 꾀하는 연구에도 초석이 되고 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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