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을 집에서만 보관하게 되면 나도 도둑놈이 되고 남도 도둑놈이 됩니다.“

7일 명재 윤증가의 유물 1만여점을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 기탁한 윤증가의 종손 윤완식(54)는 기탁 배경에 대해 ‘도둑놈론’으로 설명했다.

“유물을 관리가 허술한 집에서 보관하게 되면 도난, 훼손될 수 밖에 없고 또 친척 등이 달라고 하면 한 점 두 점씩 주게 되므로 소장자인 ‘나’와 ‘남’ 모두가 국가적 유물에 손실을 입힌 도둑놈”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가문의 역사가 전문기관 기탁에 의해 국가적 유산으로 한 발 나아가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윤완식씨는 “그동안 일제 감정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유물 관리의 어려움을 설명한 뒤 “선친께선 6.25때 피난을 갈 수 없었고 도난된 뒤 해외 밀반입 되려던 것을 부산항에서 찾아온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유물은 안전하고도 체계적이며 과학적으로 보존, 관리돼야 한다”며 “윤증가 뿐만 아니라 다른 종가에서도 유물 기탁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완식씨는 이어 “윤증가 11대 종부이신 어미니께서 기탁 소식을 듣고 사흘을 우셨지만 지금은 매우 기쁘게 생각하신다”고 말한 뒤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면 가치있는 유물이 1000여점은 더 나올 것”이라며 “나머지 유물도 아낌없이 기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용 기자 yong6213@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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