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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재발견 - (19) 만년동

2009-06-17기사 편집 2009-06-16 06:00:00

대전일보 > 사회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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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명품´ 둔산대공원, 문화·예술의 꽃 활짝 피우다

첨부사진1둔산 문예공원 개발을 앞둔 1995년 만년동 일대 (맨위). 1997년 공사가 한창인 둔산문예공원내 대전시립미술관(가운데). 현재의 대전시립미술관(아래 두번째)과 대전문화예술의전당(맨아래) 전경.

대전 둔산 신도시 개발이 완료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라고 할 만한 일이 수없이 많았지만 원래 개발계획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곳은 서구 만년동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싶다. 결과를 놓고 볼 때 변덕스러웠다고도 할 수 있는 만년동에 관한 개발계획 변화의 핵심은 ‘호수공원’이다. 도심 속의 호수공원 하면 둔산과 같은 시기에 조성된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의 ‘일산 호수공원’을 꼽는다. 동양 최대의 도심 속 인공호수라는 일산 호수공원은 총면적 103만4000㎡, 호수면적 30만㎡로, 둔산 신도시에도 이와 비슷한 면적의 호수공원이 당초 개발계획에는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1980년대 말 ‘둔산 문예대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수립된 만년동의 당초 공원계획을 보면 약 총면적 100만㎡에 호수면적은 약 66만6666㎡로 돼 있었다. 바로 옆 갑천의 물을 끌어들여 자연 생태환경을 갖추고 도시민들에게 더 말할 나위 없는 휴식처로 만든다는 계획. 이대로 됐더라면 호수는 일산 호수공원의 호수보다 더 넓은, 동양 최대의 도심 속 인공호수가 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후 둔산 신도시 조성과정에서 이 공원 면적은 원래보다 10분의 1로 크게 줄어든 10만여㎡로 축소됐다. 공개를 꺼린 채 한동안 감춰졌던 이 같은 축소 계획은 대전일보 취재망에 포착됐고 대전일보 지면에 보도되면서 각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둔산대공원 계획은 지역여론의 지속적인 압박 끝에 살아났지만 56만9000㎡로 결론이 났다.

둔산대공원이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한국토지공사가 전체 개발계획을 짠 뒤 정부는 토지공사에 정부청사 부지로 약 31만3500㎡를 요구했다. 이어 1990년 2월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부 정부 중앙부처도 대전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혀, 둔산 신도시에 일부 정부부처의 이전이 곧 가시화될 것처럼 보인 것이다. 이로 인해 둔산 신도시에 대한 대전 시민들의 관심을 크게 증폭된 것은 불문가지이다. 이 같은 정부의 요구에 당황한 토지공사는 둔산 전체의 개발계획을 변경, 둔산대공원 부지를 10분의 1로 축소시킨 것이다. 정부청사 부지로 적지 않은 면적을 내주게 됐으니 개발이익 유지를 위해 공원면적을 축소, 아파트단지로 변경한 것이다. 이 같은 조치가 대전일보 취재진에게 포착됐고, 토지공사는 이리저리 시간을 끌다가 56만9000㎡으로 확정한 것이다.

굴곡진 공원계획의 배경에는 ‘대전엑스포93’도 있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국제공인을 받은 엑스포인 대전엑스포93이 바로 갑천 건너 유성구 도룡동에서 열리게 되자 국내외에서 몰려올 엄청난 수의 관람객 편의를 위해 매표소, 주차장 등을 위해 둔산대공원의 일부를 내놓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지금도 남아 있는 게 시민들이 자전거 타기와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즐기는 남문과 남문광장이다.

56만9000㎡의 둔산대공원에는 지난달 9일 최종 완공돼 문을 연 한밭수목원을 비롯해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남문광장, 평송청소년문화센터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대전엑스포93이 끝난 뒤 순조롭지는 않았지만 문예대공원 조성을 위한 각종 공사들이 추진됐다. 1995년 6월29일 착공된 뒤 약 2년 반 후인 1997년 12월30일 준공된 대전시립미술관이 이듬해인 1998년 4월15일 개관했다. 대전시립미술관은 대지 2만8827㎡, 연면적 8407㎡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건물로 5개의 전시실과 수장고, 세미나실, 야외분수대 등을 갖추고 있다.

2003년 10월1일에는 대전 문화예술의전당이 문을 열었다. 1996년 3월16일 착공된 이 전당은 완공 후 보강공사를 위해 임시휴관 한 뒤 2004년 3월26일 재개관했다. 전당은 약 10만㎡의 부지에 연면적 4만774㎡로 둔산대공원의 6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넓다. 안팎이 아름답게 설계된 전당은 그 자체가 공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트홀, 앙상블홀, 컨벤션홀과 각종 부대시설 그리고 야외원형극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당 아트홀은 3개 층으로 된 1546석의 객석에 최대 300여 명이 동시에 출연할 수 있는 무대, 120여 명의 단원을 수용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피트(박스)를 갖춘 공연장으로, 오페라·발레·뮤지컬 등의 대형공연을 올리고 있다. 무대는 최대 5.7°까지 기울어지는 경사무대 시스템이 특징으로 주(主)무대와 같은 크기의 좌·우·후면 무대가 있어 4막 공연을 소화할 수 있는 게 특징. 이 같은 무대는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그만큼 획기적인 것이다. 앙상블홀은 651석의 객석과 150여 명이 동시에 출연할 수 있는 무대를 갖고 있다. 반경 10m의 회전이용무대, 60명이 들어가는 오케스트라 피트, 112석 규모의 가변 객석무대와 좌·후면 무대를 갖췄다.

전당 개관으로 인해 대형공연을 소화할 만한 공연장이 없다는 이유로 예술성 높은 대형공연물이 대전을 비켜가는 현상은 사라졌다. 음향과 각종 시설도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전 문화예술의전당은 대전지역 공연예술인이라면 누구나 서고 싶은 무대가 됐다.

이어 2007년 5월3일 대전시립미술관 바로 옆에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의 작품을 전시·연구하는 전문 미술관인 이응노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연면적 1700㎡에 600점에 가까운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이응노미술관이 대전에 자리 잡게 된 배경에는 이 미술관을 대전에 유치하자는 대전일보의 적극적인 여론조성이 있었다.

평송청소년문화센터는 대전에서 유통사업을 벌였던 고 평송 이남용 선생이 1990년 평생 모은 재산 30억원을 대전시에 기부해 건립된 청소년문화공간으로, 1997년 6월21일 개관했다. 부지면적은 4만5415㎡, 총면적은 1만1216㎡로 대강당·소강당·전시실 등의 시설과 정원 64명의 숙박수련시설인 생활관(411㎡), 6레인의 수영장(1450㎡) 등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문화·체육 중심의 수련활동과 자율활동·봉사활동 지원, 방과 후 아카데미 운영, 지역 및 국제 청소년교류 프로그램 등 청소년을 위한 100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5년간 3단계에 걸쳐 공사가 진행돼 온 한밭수목원이 완성돼 지난달 9일 완전 개장했다. 38만7000㎡에 각종 희귀 수목과 진귀한 화초류 53만1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 도심 속 수목원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최대하는 한밭수목원은 도심 속 허파·휴식처 기능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호수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자연생태계를 살피고 심신을 쉬게 해줄 작지 않은 연못도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꽃과 나무들을 심고, 현재 심어져 있는 나무와 꽃들이 아름답게 커 간다면 둔산대공원은 전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명품 도심 속 공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문화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등지에서 대전지역 문화예술의 꽃을 활짝 피운다면 누구나 와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만년동, 둔산 신도시가 되지 않을까.

류용규 기자 realist@daejonilbo.com

사진=대전일보DB, 대전 문화예술의전당·대전시립미술관·대전서구문화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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