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급 조선시대 백자 3점이 서울 종로 ‘피맛골’에서 출토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울문화재연구소(원장 김홍식)은 서울시 종로구 청진 1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부지를 발굴 조사한 결과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에 생산된 최상급 백자호 3점을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경기 광주 일대 관요(官窯)에서 출토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도자기는 조선시대 건물터를 조사하다가 건물 기단 전면에서 구덩이에 나란히 매납된 상태로 발견됐다.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출토된 2점의 백자호는 세운 항아리 형태인 입호(立壺)로 구연부(주둥이)가 짧고 납작하게 말린 것이 특징이다. 구연부 일부가 상실된 다른 백자호 1점은 높이가 상대적으로 낮고 둥근 형태의 원호(圓壺) 혀형태로 굽 접지면에서는 유약을 닦아내고 가는 모래를 받쳐 구운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단은 “매납 양상을 볼 때 어떠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묻은 것이 아니라 모종의 급박한 사건을 만나 서둘러 매납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 백자는 출토 직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져 임시 보관 중이며, 이에 대한 보존처리를 곧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 종로에 있는 조선시대 골목길을 일컫는 피맛골은 당시 서민들이 종로를 지나는 고관들의 말을 피해 다니던 길이라는 뜻의 피마(避馬)에서 유래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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