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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논란 종지부 찍을 때

2009-06-04기사 편집 2009-06-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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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한국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國民葬)이 진행되는 와중에 핵실험을 하고 단거리미사일을 쏴댔다. 국민장이 끝난 후에도 중거리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모든 일은 미리 시나리오를 짜 놓은 듯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이게 바로 북한의 진면목이다.

올해도 여지없이 6월의 도발증후군이 도진 모양이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전 경기를 앞두고 나라 전체가 축구 열기에 휩싸인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북 경비정과 우리 해군 고속정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다. 1999년 6월 15일에 발생한 ‘제1연평해전’이 벌어진 지 3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것이다. 7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제3연평해전’을 우려하며 초긴장 상태로 북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또 다른 도발의 전주곡일 뿐이며, 6·25전쟁이 결코 끝나지 않았음을 다시 상기시켜 주는 것이다.

어느덧 6·25 전쟁 중 태어난 사람들이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놓고 논쟁 중이다. 사상적 혼란과 민족 내부의 갈등도 적지 않다. 슬프고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우리는 6·25전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지난 4월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6·25전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준다. 전쟁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이해는 고사하고 언제 일어났는지조차 모르는 젊은이들이 태반을 넘었다.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5전쟁 발발 연도를 묻는 질문에 ‘모른다’는 응답자가 36.9%나 됐다. 20대가 56.5%로 절반을 넘었으며, 30대는 28.7%, 40대도 23.0%나 됐다. 또 전쟁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66.0%가 ‘북한이 남침한 전쟁’이라고 답한 반면 23.4%는 ‘미국과 소련을 대신한 전쟁’이라고 답했다. ‘민족해방전쟁’이라고 말한 사람도 6.0%나 됐고,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남한이 북침한 전쟁’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있었다.

6·25전쟁은 정확하게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 1개월 2일 동안 한반도에서 벌어졌다. 이 전쟁을 우리는 오랫동안 ‘6·25사변’ 혹은 ‘6·25동란’이라고 불렀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영어권 국가들이 부르는 ‘Korean War’를 번역해 ‘한국전쟁’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북한은 이 전쟁을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른다.우리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이지만 모두가 공통으로 부르는 이름조차 갖지 못한 전쟁으로 남아 있다. 6·25전쟁에 대한 분석의 출발은 명칭통일 작업부터 해야 할 것이다.

6·25전쟁은 우리에게 여러 의미에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가족의 생사조차 모르는 1000만 이산가족에서부터 북한군 또는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의 희생자들, 전사자와 실종자, 그리고 그들의 유족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상처에서 치유되지 못한 수십, 수백만 명의 영혼과 생존자들이 오늘 이 땅에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6·25전쟁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부분도 많아졌다.

미국의 자료들은 거의 공개되었고 전쟁의 주요 배후였던 소련이 몰락하는 바람에 6·25전쟁에 관한 소련 측 자료가 예상보다 빨리, 그리고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1970년 간행된 흐루쇼프 회고록은 스탈린이 김일성과 함께 전쟁을 공모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려 주었다. 특히 북한군에게 공격 명령을 내린 소련 측의 공격 명령서가 발굴 공개되었다는 사실은 6·25전쟁을 ‘누가 일으켰는가’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에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6·25전쟁은 북한의 남침 전쟁이며, 김일성이 소련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감행한 전쟁이다.

누가, 어떻게 일으킨 전쟁인지 이제는 누구나 다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제 6·25전쟁에 대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교훈을 얻어 새로운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때가 됐다. 오한진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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