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수팀 “세계 첫 개발” 고무 - 정부 “검증필요” 신중

충남대학교 서상희 교수팀의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 인체백신 개발 발표가 다소 맥빠진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충남대와 서 교수팀은 “세계 첫 개발”이라며 고무된 분위기지만, 정작 정부에서는 “국제공인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정부의 의도적 폄하인지, 충남대가 너무 앞서간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분분하다.

지난 18일 충남대와 서 교수팀은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최초로 신종플루의 인체백신을 개발했다”며 “정부가 요청할 경우 국민건강을 위해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연구 결과 발표는 ‘메가톤급’에 가깝다. 하지만 의외로 반응은 썰렁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날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배포해 “신종플루 백신 개발 보도는 백신생산 초기 단계인 ‘후보 바이러스주(original seed)’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백신 제조용 ‘표준 바이러스주(master seed)’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국제공인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팀의 신종플루 인체백신 개발이 초기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섭섭하다는 반응과 함께 “세계 최초는 분명하지만, 이에 연연하고 싶지는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9일 대전K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서 교수는 “오늘 오전 11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관련 백신주를 보냈다”며 “그동안 CDC는 수차례 이메일을 통해 ‘놀랍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미 백신 생산 단계의 90%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학자들은 모두 인정할 것”이라며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나는 괜찮지만 그동안 함께 밤을 새운 연구실 식구들에게는 미안하다”고 밝혔다.

충남대와 서 교수의 발표가 맞다면 보건복지부는 이번 연구 성과의 의미를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폄하했다’는 지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보건복지부의 발표가 맞다면 충남대는 ‘지나치게 앞서갔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한편 서 교수는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연구 시절에도 정부와 대학의 지원 및 관심 부족으로 한때 연구가 중단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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