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아구타운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아귀는 커다란 머리와 입에 비해 상대적으로 왜소한 몸통이 그다지 호감 가는 외양은 아니다. 하지만 입안이 얼얼한 매콤함에 달콤함이 곁들여진 맛에 있어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소문난 아구 맛집들은 최고 등급 판정을 받은 아구를 재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양념의 질이 좋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구찜 맛의 백미는 역시 아구의 육질. 아구 한 토막을 입에 넣고 씹어보면, 맛집의 아구찜은 포들포들한 속살의 느낌이 아주 편안하고, 입 안에서 양념과 함께 섞일 때도 육질이 양념을 흡수하는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 육질이 뻑뻑하거나, 양념이 쉽게 섞이지 않고 미끄덩거리는 경우, 조리법이나 아구의 선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미 레시피가 공개된 아구 요리에 비법이란 있을 수 없다. 좋은 재료과 정식한 조리법, 조리사의 솜씨, 이 세 가지가 명가와 평범한 식당을 구분할 뿐이다.

대전시 유성구 노은동 노은역에서 10분거리에 위치한 ‘둔산아구타운 노은점’(주인 박대근)은 이세가지 원칙을 지켜가며 , 어린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아구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냉동 아구와 다르게 생물 아구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에서 일단 차이가 난다. 몸통은 부드럽고 꼬리쪽은 탱글탱글, 껍질은 쫄깃쫄깃. 여기에 육수를 따로 만들어 갖은 재료를 다시 섞어 만든다는 양념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텁텁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맛이 색다르다. 신선한 콩나물과 미나리가 듬뿍 들어가 아삭아삭 감칠맛을 더한다. 일단 큼직한 아구 한덩이와 콩나물을 곁들여 입에 넣고 함께 먹으면 “캬!” 그 매콤하면서도 쫄깃하고, 상큼한 맛이란. 양념이 잘 배인 아귀의 쫄깃쫄깃하면서 야들야들한 맛이 매콤, 시원한 콩나물과 잘 어우러지며 입 안 가득 푸른바다의 절경을 펼쳐놓는다. 아귀찜 안에 군데군데 들어있는 미더덕을 한 입 베어 물 때 터지는 육수의 맛은 또 다른 재미다.

이집에서는 또 불판위에서 고춧가루양념을 넣고 다시 익혀먹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성된 요리를 내오기 때문에 짜지거나 매워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적당히 매콤한 맛은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고 입맛이 계속 당긴다. 아구찜 양념국물을 숟가락으로 퍼먹기는 여기가 처음이다. 얼큰한 여운이 온 몸을 훈훈하게 달구어 준다. 한여름에는 땀에 흥건히 젖는 묘미가 있다. 순한맛, 보통, 매운맛으로 구분되어 있어 식성에 따라 맛을 골라먹을 수 있다. 처음 찾는 분이라면 보통을 먹는 것이 가장 절절할 듯. 아구찜 중자 하나에 어른 세 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메인 요리를 다 먹고 나서 만들어주는 볶음밥이 이 집의 다크호스 메뉴인데, 특히 김과 함께 비벼 먹는 맛이란… 한번 먹어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다.

이집의 또다른 메뉴는 바로 간장게장 짭조름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맑은 간장에 잘 숙성된 게가 먹기 편하게 좌·우·몸통이 절단돼 나온다. 게는 마리마리 살이 알차게 들었고, 간도 잘 배어 있어 게 한 마리로 밥 두 공기쯤은 거뜬하다. 또 매콤하고 짭조름한 냄새가 사정없이 코를 자극하는 갈치조림도 인기메뉴. 매운맛과 달착지근한 맛이 깊게 어우러진 조린 무, 살강살강 깨물어지는 고소한 갈치 살, 매콤한 국물에 비벼 먹는 밥맛 등 서로 어울려 맛이 일품이다. ▲아구찜 小2만3000원 中 3만원 大 3만5000원 ▲낙지찜 3만원 ▲복지리탕 中 3만원 大 3만5000원 ▲갈치찜 1人 7000원 ▲간장게장 6000원 ▲볶음밥 2000원 ☎042(482)0802, 011(401)5217. <글 조남형 사진 빈운용 기자> 150석가게앞 주차.

우리집 자랑

"그동안의 풍부한 경험과 갈고닦은 실력으로 대전에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아구전문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둔산아구타운 노은점’의 주인 박대근씨는 대전 둔산동 고깃집 대복상회 등 다양한 음식점 운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가게에 들어서면서부터 그동안의 노하우와 최상의 서비스, `둔산아구타운 노은점`을 최고로 만들겠다는 열정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박 사장은 "맛을보고 다시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더욱더 정성을 다해 대접을 할것"이라며 "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한 아구맛을 널리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창 가족모임이 많은 요즘 ‘둔산아구타운 노은점’에서 특별한 맛과 즐거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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