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에게 길을 묻다/ 박희승 지음>

불교에서 선지식(善知識)은 마음의 스승을 일컫는다. 선승에게 듣는 선지식은 마음이 불안하고 인생이 힘들 때 가뭄에 단비처럼 지혜와 용기를 준다.

참선을 통해 ‘참나’를 찾기를 강조하는 진제 스님은 특히 아랫사람을 다스릴 올바른 혜안을 갖기 위해 모든 지도자들은 참선 수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선을 수행하면 마음의 번뇌와 불행이 사라지고 동시에 지혜가 밝아진다는 것이다.

오랜 투병생활로 오히려 불교와 인생에 대한 안목을 얻게 됐다는 무비 스님은 부처님 말씀을 진지하게 귀담아 듣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듣고, 사유하고, 내 몸에 녹아들도록 이치에 맞게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불교 수행법이라는 것.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고 말한다.

근일 스님은 “몸에 병(病)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나니, 병으로 양약을 삼아라. 일이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뜻대로 되면 뜻을 가벼운 데 두나니. 뜻대로 되지 않음으로 수행을 삼아라”고 당부한다.

인간의 잠재의식에 주목하는 혜국 스님은 잠재의식을 바로잡는 곳이 곧 세상을 바로잡는 일이며, 운명 또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스님이 말하는 참선이란, 잠재의식을 바로잡아 운명을 개척하는 것. 혜국 스님은 “모든 문제를 내 안의 문제로 인식하고 내 마음을 바로잡아 업력과 잠재의식을 변화시켜 나가라”고 전한다.

대한불교조계종 기획차장인 박희승 씨가 한국을 대표할 만한 선지식인 여덟 명의 스님을 직접 만나 그들의 출가와 구도과정, 여러 선지식과 법거량(法擧量·스승에게 깨우침을 점검 받는 것), 깨달음 등에 관해 묻고 답한 것을 정리해 한 권의 책을 펴냈다. 산중의 선지식을 듣고 싶지만 직접 만나기 어려웠던 일반대중을 위한 소통의 장인 것이다. 산중의 눈 밝은 수행자들은 수행담을 통해 수행과정에서 겪었던 치열한 내면적 갈등과 깨달음을 들려준다. 은행나무. 1만5000원.<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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