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 벗삼아… 유채꽃 향기 맡으며… 희망을 달렸다

대전일보 주최 제6회 대전 3대하천 마라톤대회가 19일 대전 3대하천 일원에서 열려 하프코스에 출전한 건각들이 노랗게 물든 유채꽃을 보며 힘차게 결승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임시취재반>
대전일보 주최 제6회 대전 3대하천 마라톤대회가 19일 대전 3대하천 일원에서 열려 하프코스에 출전한 건각들이 노랗게 물든 유채꽃을 보며 힘차게 결승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임시취재반>
◇ 男하프 40대 이상 임창수씨 “하천 함께한 코스 정말 상쾌”

“날씨가 정말 좋았고, 천변을 달리며 맞는 공기도 정말 상쾌했습니다.”

하프코스 남자 우승자 임창수(49·한라공조마라톤클럽)씨는 우승 소감을 코스에 대한 예찬론으로 대신했다.

1시간 21분 39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임씨는 컨디션이 나쁘진 않았지만 평소 기록보다 3분 정도 늦었다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대전 한라공조마라톤동호회 회원인 임씨는 매주 2-3회씩 계족산과 충남대 운동장, 갑천변 등에서 달리기 연습을 한다. 아마추어 중에선 프로급이다. 암벽 등반 등을 하면서 곁다리로 시작한 마라톤이 이제는 본업(?)이 될 정도로 실력이 좋아졌다. 풀코스 대회에만 19번 참가해 모두 완주했고, 2시간 50분대의 서브스리(3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기록도 갖고 있다.

임씨는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 더 좋은 기록을 만들겠다”며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 男하프 30대 이하 오준식씨 “건강에 기록까지 챙겨 만족”

“살 빼려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렇게까지 좋은 기록을 낼 줄 몰랐네요.”

1시간23분39초의 기록으로 30대 이하 하프 남자부 우승대에 오른 오준식(39·지엠대우)씨는 “살 빼기 위해 마라톤 동호회와 함께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 생각지 못한 결실을 맺었다”며 기뻐했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 술 문화는 뒷전으로 하고, 건강 쪽을 찾아다니게 됐다”는 오씨는 풀코스 대회에 10번 참가, 서브스리를 4번이나 이룬 숨은 실력자다.

오씨는 “지역의 마라톤대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전국 곳곳을 구경하고, 또 각 지역의 특산품도 알게 됐다”며 “이 자체가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교육이 되고 있다”고 예찬론을 펼쳤다.

이날 마라톤을 위해 전북 군산에서 가족과 함께 온 오씨는 “천변을 달리며 상쾌한 기분을 느꼈고, 이 때문에 기록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대회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 女하프 박성순씨 “어려운 이웃에 자신감 주고 싶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여자부 하프코스에서 1위를 차지한 박성순씨(43·서구 월평동 )는 “마라톤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6년부터 ‘박성순과 함께 하는 마라톤 클럽’ 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에 회원 60명과 함께 출전, 연습기간 동안 ‘불우한 환경에 있는 어린 마라토너들에게 밝은 미래를 선물하자’고 약속했다.

박씨는 “우승을 하면 회비를 모아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 마라토너를 조금이나마 돕기로 약속했다”며 “어린 선수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뛰었던 것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들과 매일 새벽 대회코스를 연습 삼아 뛰었는데 기록이 좋아 자신감이 있었다”며 “우승 후 봉사활동 펼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해 저를 포함해 부부 회원이 입상하는 좋은 결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마라토너가 개인의 건강관리는 물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어린 선수에게 희망과 사랑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뛰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男10㎞ 40대 이상 양성호씨 “내년엔 하프코스 도전할 터”

“마라톤을 시작하고 삶을 진취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지난해 3대 하천마라톤대회에서 5㎞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던 양성호(47·직업군인)씨가 이번에는 10㎞에 도전해 장년층 우승을 거머쥐었다. 5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탄탄한 근육을 자랑한다. 양씨는 무엇보다 도전에서 오는 성취감으로 자신감이 생기는 게 좋단다. 우레탄이 깔린 3대 하천마라톤대회 코스를 달리며 발에 부담이 덜 가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다는 성호씨는 기쁨의 영광을 가족에게 돌렸다. “마라톤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가족과의 화목을 위해서였다”며 “마라톤이 내게 가져다 준 변화는 이루 말할 수 없고 마라톤대회를 하는 날은 가족 나들이 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3대하천을 뛰면서 주위 경관이 좋아 뛰는 내내 전혀 지루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양씨는 “10㎞에서 우승을 했으니 이제 하프코스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女10㎞ 40대 이상 이영순씨 “생애 최고 기록…매우 기뻐”

“생애 최고기록을 내 매우 기쁩니다.”

10㎞ 코스 40대 이상 여자 우승자 이영순(50·대전 서구 월평동)씨는 이날 42분 42초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웠다며 좋아했다.

처음 건강을 위해 시작한 마라톤이 6년. 주변의 마라톤 마니아들에겐 아직 초보 경력으로만 보였지만, 실력만큼은 초보가 아닌 최고였다.

지난달 대전일보 천안 유관순마라톤 10㎞ 코스에서 5위를, 19일 열린 3회 행복도시 세종전국 마라톤대회에서도 3등을 차지했다.

이씨의 이 같은 기록은 그냥 나온것이 아니다. 매일 갑천에서 10㎞정도를 달리며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씨는 “마라톤이 내 삶에 가져다 준 즐거움에 감사한다”고 했다. 특히 “대전일보 대회는 운동대회를 넘어 먹거리, 행사진행 부분에서 너무 만족한다”며 “대전 생활체육을 대표할 수 있는 축제를 앞으로도 잘 꾸려나가 달라”는 부탁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 男10㎞ 30대 이하 강동식씨 “작년 2위에서 우승…속 시원”

“지난 해 10㎞ 2위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우승을 하게 돼 속이 확 트입니다.”

10㎞를 33분만에 완주하고도도 힘든 기색이 보이지 않는 강동식(35·직업군인)씨. 전북 익산에서 이번 3대하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새벽부터 달려왔다. 지난 해 참가하자마자 10㎞ 구간 2위를 거머쥔 강동식씨는 평소 새벽 4시에 일어나며 아침, 저녁 2시간씩 달리기를 한다. 요즘은 ‘달리기’ 자체가 좋아서 달린다는 달리기마니아가 됐다. 부하들과 함께 달리기로 어울려 부대 내 사기도 높아지고, 서로 간에 끈끈한 화합력도 생겼다며 자랑한다. 강씨는 “천변 바람을 맞으며 달리니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하천이 건강을 위해 처음 달리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풀코스로 도전해 완주를 하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말하기도 했다.

◇ 女10㎞ 30대 이하 김해숙씨 “대전 알리는 홍보대사 된 듯”

10㎞ 여자부 30대 이하 1위를 차지한 대전한마음마라톤클럽 소속 김해숙씨(39)는 평소 기록보다 20여초 앞당긴 40분56초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김씨는 “회원들과 매일 새벽 코스구간을 직접 뛰어보며 체계적으로 준비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다”며 “올해 처음 대회에 출전했는데 우승해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해 회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에 참석했다가 회원들이 갑천, 유등천, 대전천 주변을 직접 뛰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 대회에 꼭 참가하기로 맘먹었다”며 “달리는 동안 마치 대전을 알리는 민간 홍보대사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3대 하천 대회는 먹거리가 풍성하고 코스구간도 어렵지 않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값진 대회”라며 “내년에는 회원들과 함께 하프코스에 도전해 우승을 거머쥘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다짐했다.

◇ 男5㎞ 강동천씨 “마라톤으로 건강 다질 것”

“5위안을 목표로 했는데 1위를 하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5㎞코스 남자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동천(40·대전 중일고 교직원)씨는 “2년 만에 출전한 마라톤 대회인데 18분1초라는 기록으로 우승을 하게 됐다”며 “최고기록인 15분대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기분은 좋다”고 우승소감을 말했다.

강씨는 “코스가 무난하고 경쟁자가 없다보니 최고기록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또 코스에 오르막이 없이 지루하긴 했지만 천변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뛰는 게 상쾌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교육대학원에 진학한 강씨는 낮에는 업무, 밤에는 학업에 여념이 없는 노력파다. 때문에 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주말마다 대청호 등에서 자전거 타기를 병행하며 혼자 고독한 훈련을 계속 해왔다고 한다.

강씨는 “일이든, 공부든 건강이 우선 뒷받침 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마라톤으로 건강을 다져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 女5㎞ 차현숙씨 “가족 함께 출전…좋은 추억”

“지난해 허리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우승을 하게 돼 기쁩니다.”

20분 40초의 기록으로 5㎞ 코스 여성부 우승을 차지한 차현숙(44·서대전마라톤클럽)씨는 “2001년 동네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결성한 마라톤 동호회에 남편을 따라갔다 우연히 마라톤에 입문했다”고 계기에 대해 말했다. “사실 몸무게가 많이 나간 것에 부담을 느껴 시작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차씨의 실력은 남달랐지만 자신조차 모르고 있었다.

2002년 첫 출전한 변산반도 마라톤에서 전혀 예상 못한 1위를 하며 마라톤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참가 때마다 5위 안의 성적에 들었다. 기본 체력이 뒷받침되긴 했지만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하루에 한 시간 10㎞를 매일 헬스장에서 뛰며, 헬스장에 가지 못하게 되면 집 주위에서라도 운동량을 채운다.

차씨는 “가족과 함께 대회에 출전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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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좌측부터) 임창수, 오준식, 박성순씨 (가운데 좌측부터) 양성호, 이용순, 강동식씨 (하단 좌측부터) 김해숙, 강동천, 차현숙씨
(상단 좌측부터) 임창수, 오준식, 박성순씨 (가운데 좌측부터) 양성호, 이용순, 강동식씨 (하단 좌측부터) 김해숙, 강동천, 차현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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