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국립국악원 등 백제음원 개발사업 협약

1400년 전 백제금동대향로의 오악사가 빚어냈던 백제의 선율은 어떤 신비로움을 품고 있을까. 백제의 후예라면 한 번쯤 상상했을 법한 의문이 마침내 실천으로 옮겨진다.

금동대향로 발굴 16주년, 충남도가 오악사 악기의 음원 발굴에 나서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금동대향로 오악기를 모델로 악기 고증과 조사 및 제작, 표준 음원 발굴과 작곡에 이어 2010년 대백제전 무대에서 백제 오악사 선율의 신비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계획.

13일 이완구 충남지사와 박일훈 국립국악원장, 신광섭 국립민속박물관장, 김무환 부여군수는 충남도청 소회의실에서 ‘백제 음원 개발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백제문화 세계화를 주도하는 자치단체와 국내 최고의 전문기관이 손을 맞잡고 내년 대백제전까지 8억2000만원을 들여 오악기의 음원을 복원할 계획이다.

국립국악원과 부여군, 충남도문화산업진흥원 등이 공동으로 완함(阮咸), 종적(縱笛), 배소(排簫), 거문고(玄琴), 북(鼓) 등 오악기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한편 표준 음원의 발굴, 작곡 등을 맡고 국립민속박물관과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등은 악기 고증과 조사 및 백제가사 정리 등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50여명의 오악기 연주단을 구성해 내년 9-10월 공주와 부여에서 동시에 열리는 대백제전 때 공연도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악기 음원을 토대로 태교 음악 및 휴대전화 벨소리, 두뇌학습용 음악 제작 등 백제음악의 산업화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오악기 음원 발굴의 의미는 매우 각별해 보인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백제문화 세계화의 원대한 꿈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는 점에서 백제의 후예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노력은 백제문화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기념비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6년 전 국립부여박물관장 재임시 금동대향로를 발굴했던 신광섭 원장은 “금동대향로 발굴 16년 만에 또 하나의 꿈이 시작된다”고 소회를 피력한 뒤 “오묘하게만 여겨지는 백제의 소리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일훈 국립국악원장은 “그동안 국립국악원은 전승 작업에 몰두해 왔지, 재현은 생각지도 못한 게 사실”이라며 “국내외에 이르는 폭넓은 고증과 조사를 통해 환상의 하모니가 연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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