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이유없이 온몸이 나른하고 졸음이 쏟아지는 춘곤증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점심을 먹고 나서 찾아오는 졸음은 이겨내기가 더욱 힘들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환경변화에 바로 적응하지 못하고 리듬감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가벼운 운동과 함께 잃어버린 입맛을 돋워 주어야 한다. 봄철요리로 부족한 원기를 보충해 주려면 비타민 A·B가 풍부한 장어구이가 제격이다.

민물장어 요리는 맛도 맛이지만, 스태미나음식으로 첫손 꼽힌다.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쉬운 요즘, 원기회복을 위해 장어구이 맛집을 찾아보자. 장어구이는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마리당 1만5000원을 호가한다. 비싸서 아예 못먹을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마음 편히 배불리 먹기가 쉽지 않은 메뉴다. 그런 점에서 대전 덕명동 수통골 버스종점에 위치한 ‘수통골양촌장어구이`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탁월한 곳이다.

요즘 장어는 자연산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 양식산도 흔치 않은 편이다. 주로 중국이나 대만, 뉴질랜드 등에서 양식장어를 수입해오는데 아무래도 국내 양식산보다 살이 푸석하고 맛이 떨어진다. 그러나 ‘수통골양촌장어구이’는 이창문덕 사장이 전북 고창에서 직접 양식한 장어를 즉석에서 잡아 내오니 ‘품질’ 하나는 믿을 만하다. 또 항생제 대신 오가피·황금·단삼·감초 등 한약재를 사용하고 해양 침출수인 `마린엑스`로 수질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장어를 믿고 먹을 수 있다.

보통 식당에선 킬로그람당 5-6마리 짜리 1마리를 1인분으로 치지만 사실 장어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자라 킬로그람당 3-4마리 정도일 때가 가장 맛있다. 50센티미터는 족히 되는 굵직굵직한 장어를 펼쳐 널면 한눈에 보기에도 두툼한 살집이 꽤나 먹음직스럽다.

주방에서 양념장을 발라 구워낸 장어를 가스불 위에 올려놓고 데워가며 먹는다. 노릇노릇 변해가는 장어,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벌써 입안에 침이 고인다. 여기에 장어와 궁합이 맞는 것으로 알려진 복분자 와인에 장어를 9시간 정도 숙성시켜 흙냄새와 느끼함을 없애 `장어는 기름지다`는 느낌이 전혀 없이 오직 고소함으로 가득하다. 큼지막한 몸통 한조각 입에 넣으니, 살은 부들부들 케이크처럼 사르르 녹아들고 껍질은 쫀득쫀득 진한 여운을 남긴다. 입안가득 밀려오는 고소하고 담백한 감동 ‘아, 이것이 제대로 된 장어의 맛이구나!’ 감탄을 금치 못한다. 하나더 이집 장어구이 맛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양념장이다. 배, 사과, 등 천연 재료와 각종 한약재, 장어뼈 등을 48시간 정도 푹 고아 만들어 식탁에 올린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고단백 영양 덩어리, 고소하고 담백한 맛의 매력에 빠져보자. ▲민물장어(양념·간장·소금) 1인분(250g) 1만5000원 ▲점심특선 장어반마리 1만원 ☎042(822)5892. <글 조남형·사진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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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자랑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장어, 더 이상 비싼 음식이 아닙니다. 무항생제로 건강하게 키운 싱싱한 장어 이젠 주머니 걱정 말고 마음껏 드세요.”

‘수통골양촌장어’의 사장 이장문덕씨는 장어 양식, 유통 등 30여년동안 장어만 연구한 일명 장어박사, 현재 논산시청 앞 양촌장어구이와 대전 송강동점 등 세곳을 운영하고 있다.

“언제라도 손님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집으로 만들겠다”는 이씨는 음식은 결코 거짓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또 앞으로도 장어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80석. 전용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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