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역사문화도시 발돋움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백제문화권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국제적으로 공인됐음을 의미한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우리나라 고대문화의 원류이면서 동아시아 문화사의 ‘줄기 세포’인 백제문화의 우수성을 세계가 공감하고 주목하는 전기가 된다. 이는 충남도가 공주시, 부여군 등 백제문화권의 자치단체들이 수 년 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백제문화 세계화의 궁극적 지향점이면서도 그 자체가 백제문화 세계화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기도 하다. 백제문화 세계화의 추진 과정과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의미 및 효과 등을 짚어본다.

◇백제문화 세계화 ‘대장정’=최근 수 년새 백제문화 세계화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하는 백제문화권의 중심 화두로 떠올랐다. 민선 4기 충남도 출범 이후, 대대적인 투자와 체계적인 탐색이 이뤄지면서 백제문화권은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가 주목하는 역사문화권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지난 97년 백제문화제 공주-부여 통합 개최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사상 처음으로 공주, 부여지역에서 통합 개최와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통해 ‘동네 축제’가 전국적 축제로 환골탈태했다. 통합 개최 4년째를 맞는 2010년의 ‘대백제전’은 백제문화제를 아시아 최고의 역사문화축제 반열에 올려 놓기 위한 야심작이다.

축제 뿐만 아니라 백제문화 세계화의 노력은 방대한 영역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백제학회가 창립돼 활발한 학술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고 ‘글로벌 백제’의 총체적 산실이 될 백제문화재단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과 백제학회가 주도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잇따라 열리면서 아시아권이 다시 대백제를 주목하고 있다.

백제문화권의 고도인 공주·부여의 역사유적 보존과 정비, 복원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2030년까지 1조3261억원이 투입되는 공주·부여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올해부터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 88년부터 추진된 백제문화권 유적정비사업, 지난 94년 착수된 백제문화권 종합개발사업, 지난 2001년 시작된 백제 고도 옛 모습 살리기사업 등에 이어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추진되면 백제문화권은 세계적인 역사도시로 위용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백제문화의 콘텐츠 및 관광문화사업 개발과 백제유물 영구 보존운동, 일본 및 중국 의 백제문화 연구사업 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의미 및 효과=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백제문화권이 전세계적인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있음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된다. 전 인류가 공동으로 후손에게 전수해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경주의 신라권에 가려져 있던 백제권이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경제·사회·문화적 가치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충남도, 공주시 부여군 등 자치단체를 포함해 백제문화권역 주민들의 자긍심 제고로 이어지고 백제문화 세계화의 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계기가 된다.

부가 효과도 막대하다. 일단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받아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이뤄지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휘장을 사용할 수 있어 홍보 효과도 매우 크다. 세계유산이 각국의 여행 가이드북에 빠지지 않고 실리는 명소임을 감안할 때 세계가 인정한 여행지로 주목받게 된다. 이는 관광객 증가와 고용 및 수입 증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된다.

이러한 효과는 백제문화 세계화가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올해 잠정목록 등재에 이어 2011년 정식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백제문화권은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를 주도했던 고대 백제가 인류 문화사의 주요 유산으로 주목받게 된다. 이는 곧 충청 정신문화의 모체인 백제문화를 통해 충청인의 자긍심과 역사의식이 고취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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