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백제전 고려할때 올해가 적기…동아시아 문화사적 보편적 특성 등 가치 충분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선 우선 잠점목록으로 등재돼야 한다. 잠정목록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할 수 있는 예비 목록을 의미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하기, 최소 1년 전에 잠정목록에 등재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잠정목록으로는 공주 무령왕릉과 삼년산성, 강진 도요지, 설악산 천연보호구역, 안동 하회마을, 월성 양동마을, 남해안 일대 공룡 화석지, 조선시대의 왕릉과 원(서울·경기 일원) 등 8건이다. 이 가운데 안동 하회마을과 월성 양동마을, 공룡 화석지, 조선시대 왕릉과 원 등은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신청됐다.

충남의 경우, 공주 무령왕릉이 잠정목록에 올라 있지만 이 유적 만으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지난 2월 27일에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를 다시 신청했다.

이번 잠정목록 등재는 매우 중요하다. 2010년 대백제전 개최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이와 연계돼 조기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야 백제문화 세계화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등재 신청 지구 및 유적=공주의 경우 4개 지구와 6개소의 유적, 부여는 5개 지구와 13개소 유적이 잠정목록으로 신청된 상태다. 공주는 공산성 지구의 공산성과 옥녀봉산성, 송산리고분군지구의 송산리고분군과 정지산 유적, 수촌리지구의 수촌리고분군, 고마나루지구의 고마나루 일원이다. 부여는 부소산성지구의 부소산성과 관북리유적, 정림사지지구의 정림사지와 쌍북리 요지, 나성 지구의 능산리사지·능산리고분군·부여나성·청산성, 구드래지구의 구드래 일원과 왕흥사지, 청마산성지구의 청마산성·능안골고분군·용정리사지 등이다.

▲잠정목록 등재 어떻게 진행되나=충남도와 공주시, 부여군은 지난 2006년 문화재청과 최초 실무협의를 갖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당초 지난해에 잠정목록에 등재할 계획이었지만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올해 신청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접수된 신청서를 토대로 이 달 중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심의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 달 중에는 잠정목록 등재 여부를 각 자치단체에 통보할 방침이다. 공주·부여 역사지구가 잠정목록으로 등재되면 ‘본게임’에 들어가게 된다.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가 제출된 뒤,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자격이 없는 것으로 결정되면 재신청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충남도는 충분한 보완을 거쳐 2011년에 등재 신청서를 접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잠정목록 등재 당위성=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의 이번 잠정목록 등재는 필수조건이다. 지역 학계 및 자치단체에서도 무난히 잠정목록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주·역사지구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및 ‘진정성‘, ‘완전성’ 등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는 백제학 전문가들의 학술 보고가 꾸준히 이뤄져 왔다. 지난 2002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주 역사유적지구와 비교해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신라 고도 경주와 마찬가지로 공주·부여 지구에는 왕성, 사찰, 고분이 포함돼 있고 게다가 이들 지구는 경주의 유적보다 반세기 이상 앞서는 것들이다. 특히 공주·부여의 유적들은 중국의 남조문화와 일본의 아스카문화를 연계하며 동아시아의 문화사적 보편적과 특성을 지니고 있어 신라 및 고구려문화와도 변별점을 지닌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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