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후손들 법정 싸움가나

[아산]<속보>=아산 현충사 경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고택 터 등에 대한 경매에 이어 장군의 유물이 한 사금융업자에게 팔릴 뻔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이는 가운데 장군의 후손들이 응찰에 대비한 모금 운동과 함께 유물보존을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해 종부(宗婦) 최씨와의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회(회장 이재왕)는 5일 종가 소장 유물 소재지를 찾아달라는 진정서와 함께 종가 소장 유물을 종부 최씨가 매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을 늦어도 오는 7일까지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종회가 행방을 찾아달라고 한 유물들은 증 영의정 교지와 사제문 각 1점을 비롯해 노군호상교서, 기복수직교지, 사부유지, 상훈추사교지 각 1점, 별급문기, 거북선 그림 2점, 우의정 교지와 좌의정 교지 각 1점, 상주방씨 정경부인 교지 1점 등 종가 소장 비지정 유물 등이다.

진정서에는 이종석 덕수이씨 대종회 회장과 이범 부회장 등이 서명했다.

이재왕 회장은 “종가에서 소장 중인 유물들은 충무공파 종회를 대신해 종가가 보전 관리하는 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지, 법적으로 종가 소유로 돼 있다 해서 종가가 맘대로 매매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그 행방을 찾아달라는 종회의 뜻에 따라 진정서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물을 한 사금융업자에게 매매하려고 했다는 최근 한 언론 보도는 큰 충격이었다”며 “유물보존을 위해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모든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응찰을 위한 모금 운동도 순조롭게 진행돼 현재 모금액이 1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고 종회 측은 밝혔다.

이 회장은 “10억 원을 목표로 모금운동을 진행 중이고 만약 목표액을 다 못 채우면 재력 있는 종회 인사들이 개인 재산을 털어서라도 경매에 넘겨진 부지 등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 후손들의 뜻”이라며 “그것이 조상께 진 죄를 씻을 수 있는 후손된 도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덕수이씨 대종회는 오는 15일쯤 서울 대종회 사무실에서 후손의 힘으로 경매에 넘겨진 고택 등을 지킬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협조를 호소하는 공식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식일인 5일 오전 11시 이충무공 묘소에서는 40여 후손이 참석한 가운데 한식차례가 엄숙히 봉행됐다.

후손들은 “어찌하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며 “조상님께 죄스럽고, 참담한 심정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한식차례에 종부 최씨는 참석하지 않았다.<고경호·이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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