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유적의 보고…잠재력 충분

부여 정림사지 5층석탑
부여 정림사지 5층석탑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다시 추진되고 있다. 경주와 함께 국내 3대 고도(古都)인 공주, 부여는 고대 백제의 도읍지로서 다양한 역사유적 및 유물이 분포하고 있어 동아시아 문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백제문화는 일본 고대문화인 아스카문화의 원류이었고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제 질서와 문화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동안 학계 학술연구 보고를 중심으로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의 위상과 가치 및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전략을 5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는 공주·부여의 역사유적지구는 공주의 무령왕릉 등 송산리 고분군, 공산성, 정지산 유적과 부여의 능산리 고분군, 능사지, 부여나성, 정림사지 등 백제 등 고대유적이 폭넓게 분포돼 있다. 이들 주요 유적을 포함해 양 지역의 역사유적지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다는 게 충남도와 공주시, 부여군의 전략이다.

공주·부여의 역사유적은 매우 방대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충남지역에서 조사된 문화유적은 약 7300여기에 달하며 이 가운데 백제유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인 730여기에 달한다. 또 공주, 부여의 백제유적은 공주가 111기, 부여가 181기로 충남지역의 백제유적 가운데 두 지역의 자치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이는 공주, 부여에 백제유적이 집중돼 있음을 입증하는 지표다. 공주, 부여의 유적 가운데 각각 23.7%와 39.7%가 백제유적이기도 하다.

공주지역의 백제유적은 성이 18기, 불교유적이 9기, 고분이 49기, 요지가 3기, 기타 35기 등 111기이다. 또 공주지역의 지정문화재는 모두 131건이며 이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가 42건(32%), 도 지정문화재가 56건(43%), 문화재 자료가 33건(25%) 등이며 대부분이 백제유적이다.

공주지역의 백제유적은 공주 시가지의 북쪽에 공산성과 무령왕릉, 정지산 유적이 분포하고 있고 남쪽으로는 웅진동 고분군과 교통 고분군, 대통사지, 중학동 석조유물, 금학동 고분군 등이 자리하고 있다.

사적 12호인 공산성은 백제시대의 웅진성이다. 전체 성곽의 길이가 2660m이고 이 중 1770m가 석성이다. 백제시대 왕성의 기능을 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성내에서 다양한 유적지가 발굴돼 왔다. 공주지역에는 다양한 백제시대 무덤이 잔존하고 있다. 대략 40여기가 조사돼 있고 대표적인 것이 무령왕릉이다. 발굴 당시, 108종, 300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고 백제사 연구의 가장 위대한 유적으로 꼽힌다.

또 모두 6기의 백제시대 고분이 조사된 수촌리 고분군과 대통사지와 수원사지 등 불교 유적, 백제 도읍기 왕실의 제사지로 추정되는 정지산 유적 등 다양한 유적이 당대의 역사를 묵묵히 웅변해 주고 있다.

부여지역의 지정문화재는 190여기이며 이 중 백제 문화재의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100여개의 비지정 문화재와 매장 문화재까지 감안하면 백제유적의 범위는 훨씬 커진다. 부여지역의 고분, 산성 뿐만 아니라 사찰이나 궁궐과 관련된 공공 건축물, 가마터와 공방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대 유적이 분포돼 있다.

부소산성과 쌍북리 유적, 부여 나성, 왕흥사지, 정림사지, 동남리사지, 군수리사지, 화지산 유적, 능산리 고분군, 능사지, 구드레 나루터, 청마산성, 성흥산성, 궁남지 등 백제의 사비 도읍기에 형성된 각종 역사유적이 집중적으로 산재해 있다.

공주지역 백제문화유적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를 집중, 연구해온 이남석 공주대 교수는 “공주의 백제유적의 밀도가 매우 높다”며 “무령왕릉-정지산-공산성 등을 중심으로 역사·문화 환경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하나의 단위로 묶을 경우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또 부여 역사지구의 가치에 대해 김경택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잠재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역사문화경관으로서의 지속 발전 가능성이 동아시아의 다른 역사도시보다도 크다”고 역설했다. <이용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