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쇼장 방불케했던 대회

제6회 유관순 마라톤 대회는 올해 처음 포토제닉상이 신설되면서 마라톤 대회라기보다는 화려한 패션 쇼 장을 방불케했다. 단지 달라진 것은 패션 쇼에 필수적인 모델이 마라토너로, 런웨이가 대회 코스인 5㎞, 10㎞, 하프, 31㎞로 바뀐 것 뿐이었다. 대회 성적보다 수많은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으려고 입고 나온 형형색색의 복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먼저 분위기를 선도한 것은 머리에 상투를 틀고 민속고유의 한복차림을 한 채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머리끈을 맨 조석무(62·대청호마라톤클럽 고문) 할아버지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할 때 만큼은 이 복장을 고집한다는 조 할아버지는 수 많은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화려한 옷차림은 아니지만 이색적인 문구와 액세서리로 주목 받은 여성들은 마라톤 패션 쇼의 모델을 자처했다. 운동복 차림을 한 3명의 여고 동창생은 티셔츠에 태극기를 새기고 그 위에 ‘뛰나마나’라는 팀 이름을 새겨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참가자들은 또한 빨강, 초랑, 노랑 등 화려한 색깔의 유니폼과 다양한 색깔의 풍선을 매달아 나들이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반바지에 검은색 스타킹을 입고 달리는 여성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운동할 때 빠질 수 없는 헤어밴드도 화려했다. 평범한 색상과 디자인에서부터 빨강, 주황, 초록, 파랑 등 다채로운 무늬와 색상은 봄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충분했다. 근육질 몸매에 딱 달라붙는 쫄티를 입고 골인지점으로 돌아오는 마라토노들은 런웨이에서 걸어나오는 모델과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마라토너들이 선사하는 또 다른 재미는 벌써 내년 마라톤 대회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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